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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로스 "미셸 위, 너 자신을 믿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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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나이차는 정확히 50살. 손녀와 할아버지의 동반 라운드처럼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샷거리에선 어린 소녀가 노신사를 압도했다.

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14.한국 이름 위성미)가 '황금 곰' 잭 니클로스(64)와 동반 라운드를 했다.

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와일레아 골프장(파72)에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웬디스 챔피언스 스킨스 게임에 앞서 열린 프로암에 미셸 위가 초청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라운드에 앞서 니클로스가 어떤 티잉 그라운드에서 치겠느냐고 물었다.

"그냥 여기(챔피언 티)에서 치죠, 뭐."

당당한 미셸 위의 대답에 니클로스는 "아니, 나를 망신시키고 싶으냐"며 농담을 던졌다. 프로암 대회에 나선 다른 3명의 아마추어 골퍼는 레귤러 티에서 티샷했다.

미셸 위는 거장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호쾌한 샷을 날렸다. 정확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3백야드에 가까운 드라이브샷만으로도 '황금 곰'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라운드를 마친 니클로스는 손녀뻘의 소녀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네게 훈수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을 믿으라는 것이다."

미셸 위는 "니클로스가 두차례나 나보다 티샷을 멀리 날렸다. 골프계의 전설과 함께 플레이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셸 위는 이날 프로암에 앞서 '골프 황제' 아널드 파머(74), PGA 통산 29승을 거둔 리 트레비노(65)와 기념촬영을 한 뒤 일일이 사인을 받았다. 파머는 "(미셸 위가) 내 손녀보다도 나이가 어리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한편 스킨스 게임에서는 총 40만달러(스킨 10개)의 상금을 획득한 톰 왓슨(55)이 우승했다. 파머는 14만달러, 니클로스는 6만달러를 따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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