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총련 500명 계속 추적/총백9명 구속… 새정부 최대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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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 재야인사 “대학생자성” 촉구
열차강제탈취·경관납치폭행등 시국상황과 동떨어진 과격 폭력시위로 우려를 낳은 남총련학생들에 대해 광주·전남지역 재야인사들이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그러나 한총련과 남총련학생들은 20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조치가 새로운 공안 정국조성이라며 도리어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는등 여전히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
한편 검·경은 이들의 범법행위를 엄단한다는 방침에 따라 21일 오전까지 3백81명을 검거,이중 1백9명을 구속했으며 추가로 시위가담자 검거에 나서 구속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1백명이 넘는 구속자는 새정부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재야성명=명노근·송기숙·김동원(이상 전남대)·문병난(조선대)교수와 조비오신부·강신석목사·윤영규 전전교조위원장등 광주지역재야인사 7명이 20일 남총련 대학생들의 불법시위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학생들은 지성으로 돌아와 광주정신과 지역발전에 공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 재야원로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기성세대도 UR·핵등 민족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학생들이 보여준 근래의 학생운동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명교수등은『그동안 학생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특히 이성과 학생운동을 적절하게 조화시켰을때 국민들의 지지가 높았다』며 『그러나 최근 남총련 학생들의 운동이 시민들로 하여금 심각한 고뇌를 갖게 했다』며 성명발표의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또『앞으로 광주의 어른으로서 또는 선배지식인으로서 학생들의 이성과 행동을 주시하며 충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검·경수사=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3백82명을 검거해 이중 1백9명을 구속하고 61명은 불구속,2백3명은 훈방했으며 9명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거된 학생중 남총련소속 대학생은 2백59명으로 이 가운데 광주대 부총학생회장 주환성군(22·기계공4)등 1백7명이 특수공무 방해및 집단폭행·기차교통방해·집시법위반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과 경찰은 열차를 강제정차해 상경한 남총련대학생수가 8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나머지 가담자 검거에 주력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나는대로 전원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검거·구속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일 시위사건으로 1백명이 넘는 학생들이 무더기 구속된 것은 86년10월 건국대 점거농성사건 당시 1천2백85명이 구속된 이래 두번째다.
경찰은 남총련소속 학생들의 귀향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이들을 검거키 위해 서울을 비롯한 광주·장성·순천등지의 역과 버스터미널·고속도로 톨게이트등에 경찰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또 한총련출범식 이적성 여부와 관련,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남총련의장 양동훈군(23·조선대 총학생회장)등 남총련 간부들이 이번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검거에 주력하는한편 앞으로 남총련이 주도하는 집회는 일절 허가해 주지않기로 했다.
◇한총련등 회견=한총련은 20일 오전11시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구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8일 납치경찰관을 구출키위해 홍익대 교내에 들어온 경찰에 의해 많은 피해를 보았다며 정부당국자의 공식사과와 시위진압 책임자 처벌및 연행학 생 석방등을 요구했다.
또 남총련과 전북총련(의장 임효준 전북대총학생회장)도 20일 오후4시30분 전북대 제1학생회관앞 광장에서「남총련 탄압 진상규명과 공안정국 조성 반대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남총련의 탄압은 현정권이 신공안정국을 조성,UR국회비준을 감행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이훈범·구두훈·서형식·이상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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