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비 잘못된 위치선정에 기념사업회 감정싸움-대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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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시가 예술비의 위치를 잘못 선정해 자칫 기념사업회끼리 골깊은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형편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대장으로 붉은 옷을 입고 곳곳에서 왜적을 물리친 홍의장군 郭再祐장군의 후손들이 주축이된 망우당기념사업회와 광복회 대구.경북지부(지부장 金성권)가 최근 같은 공원내에 세워진 素軒 金萬湖선생의 예술비를 다른 곳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대구시남구만촌동 망우당공원 주차장앞에 세워진 향토서예가 素軒선생의 예술비가 郭장군의 동상과 지나치게 가깝기(80m)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
이들은『忘憂堂 郭再祐장군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70년초에 조성된 공원에 예술비를 건립한 것은 잘못됐다』며『지역에 훌륭한 정신적 문화유산을 남긴 素軒선생의 예술비는 문화예술회관 주변에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지역 서예가들과 義城 金씨 문중대표등으로 구성된 素軒선생 예술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金홍식)측은『당초부터 素軒선생의 예술비는 두류공원내 문화예술회관 인근에다 세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시에서 망우당공원으로 위치를 정해 주었다 』는 것이다. 이때문에 한번 세운 예술비를 다시 다른 자리로 옮긴다는 것은 素軒선생의 높은 뜻을 욕되게 하기 때문에 쉽게 장소를 옮기기가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素軒선생은 1907년 경북靑松에서 출생,해방뒤 대구봉산동 상주한의원과 서예원을 열고 30년간 무료로 서예.한문.바둑등을 가르치는등 후배양성에 전력하다 92년3월,85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이에 그의 제자와 문중후손등이 예술비건립위원회를 구성하여 지난해 10월,망우당공원에 높이 3.5m,너비2.5m크기의화강석으로 만든 기념비를 세웠다.
이처럼 예술비 이전을 두고 논란이 거듭되자 素軒선생의 제자들은『예술비의 위치가 당초부터 잘못된 것은 사실』이라며『그러나 현재 다른 곳으로 옮길 곳이 없는데다 예술비 자체를 市측에 기부채납형식으로 관리권을 넘겼기 때문에 市측이 중재 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大邱=金善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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