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 이사장 "김정일씨와 사업하는 게 진보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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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임명된 안병직 여의도연구소 이사장과 인사한 뒤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보수는 (진보보다) 특히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보수 진영에서 다 했다."

서울대 안병직(71.경제학) 명예교수는 21일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이명박 후보로부터 여의도연구소 이사장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다. 그는 "진보 진영에선 한 것이 없고 기껏 제시한 게 김정일씨와 사업을 같이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이 과연 진보인지 물어 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보수 진영은 선진화, 진보 진영은 통일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젠 통일도 선진화의 몫이 됐다"는 말도 했다.

이 후보는 "안 이사장이 학자이니 관련 학자 등도 영입해 일류국가, 선진국가를 빨리 만들자"고 덕담했다.

안 이사장은 1970~80년대 유명한 좌파 경제사학자였다. 당시 그는 한국을 '식민지 반봉건 사회'라고 규정했다. 이 규정은 80년대 풍미했던 종속이론과도 연결된다. 안 이사장의 학생운동권에 대한 영향력은 컸다.

안 이사장은 그러나 80년대 후반 사회주의 몰락을 보면서 우파로 전향했다. 제자인 김문수 경기지사도 그의 영향을 받아 우파로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엔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를 가리켜 "건달 정부"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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