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Review] 문인수, 김연수는 우리 문학의 잔칫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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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07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인수 외 지음
중앙일보ㆍ중앙books
148쪽, 7800원

20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연수 외 지음
중앙일보ㆍ중앙books
328쪽, 9800원

올해 한국문학의 진면목과 첨단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학적 잔칫상이 나왔다. 미당·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이미 여러 대학의 문예창작과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문학상 자체의 권위와 엄격한 심사 과정 등이 이미 널리 인정된 까닭이다.

올해 미당문학상은 ‘환갑에 맞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시인 문인수씨가, 황순원문학상은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소설가’ 김연수씨가 차지했다. 미당문학상은 미당 서정주 선생을, 황순원문학상은 소설가 황순원 선생을 기리기 위해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이 2001년 제정했다.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두 선생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주최 측은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장장 6개월에 걸친 릴레이 심사 끝에 수상자가 결정되고 상금도 국내 최고 액수(미당문학상 3000만원, 황순원문학상 5000만원)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국내 문예지 81종에 발표된 수천 편의 시·소설을 모두 26명의 심사위원이 빠짐없이 검토했다. 이처럼 오랜 수고와 정성을 들인 끝에 단 한 편의 시와 소설을 선정한 것이다.

두 권의 수상작품집은 시·소설 각 부문 최종심에 오른 후보작과 심사평·수상소감 등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엔 수상작 ‘식당의자’ 외에 최종심 후보 열 명의 자천작을 여섯 편씩 담았다. 최종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이남호씨의 평처럼 “나태한 일상을 흔들고 긴장하게 하는 힘 있는” 시 작품들로 그득하다.

황순원문학상 작품집엔 수상작을 비롯해 최종심 후보에 오른 아홉 편의 중·단편소설이 실렸다. 올해 수상작 ‘달로 간 코미디언’은 원고지 200장 분량의 중편이다. 소설은 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김득구 사망사건’을 밑그림으로 80년대와 2000년대를 수시로 오간다. 이야기를 엮어낸 그물은 촘촘하다 못해 치밀하다. 최종 심사 때 “상복 많은 김연수를 비켜가기 위한 여러 논의에도 불구하고” (최종 심사위원 권오룡씨) ‘달로 간 코미디언’을 수상작으로 뽑는데 반대한 이는 없었다. 이외에 은희경·성석제·이혜경 등 당대 손꼽히는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김애란·박민규·백가흠 등 최근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재기 발랄한 작품도 맛볼 수 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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