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신명나는 현장찾아-석탄공사 도계광업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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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6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온 광업소를 한 순간에 문을 닫게할 수는 없습니다.노사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기필코 흑자경영으로 전환시켜 폐광을 막겠습니다.』 검은 탄전지대 강원도삼척군도계읍에 위치한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소장 申鉉鎬)-.
일제때인 36년 개발된 이후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국내 굴지의 탄광업체로 국가기간산업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으나 80년대 후반부터 에너지가 석유와 가스로 대체되면서 몰락의 길을 걸어온 이 도계광업소에 요즘 활기가 넘 치고 있다.
지하 6백m아래 막장은 숨이 턱에 차는 지열과 탁한 공기속에서도 광원들의 손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고,채탄한 무연탄을 실어나르는 수송부 직원.광원들의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직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에서는 예년에 찾아볼 수 없는 비장 함마저 깃들여 있다.
직원들의 이같은 분위기는 광업소가 계속된 적자운영으로 정부의폐광대상에 올라있기 때문.
지난해말 정부의 폐광방침이 알려지자 2천여명의 광업소 종업원들이「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지난1월부터 회사 살리기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채탄광원들은 1월25일부터 30분 더하기 운동을 전개,하루 8시간 근무시간중 입.퇴갱및 작업지시시간등을 제외한 6시간의 작업시간을 30분 늘려 하루 6시간30분씩 채탄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 보갱부와 수송부.공무직.관리직원등 나머지 종업원들도공.휴무일 무임급조업에 나서고 평일 근무시간도 1~2시간씩 늘리는등 회사살리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林廣蕃노조지부장등 노조간부 5명도 주2회 막장 채탄작업에 직접 참여해 광원들을 독려하고 애로사항을 듣는등 노사 가교역할을톡톡히 하고 있다.
金源洙노조부지부장(39.선산부)은『탄광의 경우 과거 회사측과노조를 중심으로한 종업원과의 관계가 대립으로 일관해 왔으나 폐광의 위기 앞에서는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최근 회사의분위기를 설명했다.
이같은 종업원들의 노력으로 올해 1분기 경영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억3천여만원에 비해 6분의1로 줄어든 1억8천7백만원에 불과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노사 양측은 이같은 경영실적으로 미루어 올해 전체 11억3천만원의 적자만 예상돼 내년말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三陟=洪昌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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