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브로드웨이 뮤지컬스쿨 ICA 저스티스 학장을 만나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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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창의적 인재를 원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하나의 기회를 발견했어요. 세계적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영어학습에 푹 빠진 한국 학생들, 그런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었습니다.”

정통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체험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 개원한 ICA(Institute of Creative Arts)가 바로 그 곳.
ICA 초대 학장인 밀튼 저스티스는 아카데미상·에미상·골든 글로브상을 받은 바 있는 할리우드 최고의 프로듀서 출신. 20년 동안 예일대·뉴욕대 교수로 재직했다.

저스티스 학장은 조기 감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전적 설명을 나열하기보다 감정을 이입하는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언어의 의미를 깊게 이해할 수 있다”며 “언어와 놀이를 결합한 통합식 영어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만 배우는 따분한 수업보다 음악·미술·체육·글쓰기·토론을 통해 즐기며, 자연스럽게 습득한 영어가 오래 기억된다”고 덧붙였다. 
ICA는 미국의 아동 시어터 교육(공연을 토대로 한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인 스토리텔링(이야기 말하기)과 역할극·노래·무브먼트 테크닉(신체연기)을 활용해 수업한다. 아이들의 인지력·사고력·창의력·사회성 향상과 신체발달을 위한 것이다. 이밖에 미술·게임·발레·재즈·탭댄스·발성·발음을 가르친다.

교재는 각 연령대에 맞는 어휘로 쓴 작품을 사용한다. 같은 셰익스피어 대본이라도 연령별로 버전이 다르다. 한국 문화와 한국 전래동화를 번역해 교재로 쓰기도 한다. 저스티스 학장은 “아이들은 뮤지컬 대본을 숙지하는 동안 언어 분석능력을 키우고, 대사와 함께 행동을 함으로써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ICA의 모든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진다. 유아와 초등학생은 나이에 따라, 중·고생은 영어실력에 따라 7~8명 가량으로 한 반을 구성한다. 저스티스 학장은 “소수인데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수업하기 때문에 영어가 유창하지 않거나 춤과 노래에 자신이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고교생 상당수가 토플이나 SAT 성적은 만점에 가까우면서도 아이비리그 입학허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한 편조차 제대로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단어와 문법체계만을 외우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문화 예술 교육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ICA는 별도로 성인반을 운영, 영어도 배우고 뮤지컬 본고장의 연기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류스타 양성을 위한 연예인·전문인 마스터 클래스도 마련, 보다 전문적인 예술 교육도 실시한다.

ICA 강사진은 아동 씨어터 교육으로 정평 있는 예일대·뉴욕대 등 명문사립대 교수 및 정통 브로드웨이 출신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예술감독은 ‘42번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그리스’ 등의 작품에서 활동했던 브로드웨이 안무가 겸 디렉터 필립 페브리가 맡았다. 이달 말까지 시범강의를 실시한다. 학생들은 수업을 체험해 보고 원하는 경우 인터뷰와 오디션을 받을 수 있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문의 02-1544-1776, www.ica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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