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너무 몰려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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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김포 푸른솔병원 원장)씨가 차린 투자회사에 큰 돈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閔씨는 盧대통령 친형인 건평씨의 처남이다. 그가 설립한 회사는 서울 역삼동의 시드먼(SEEDMON). 부동산과 벤처기업 투자 회사다. 두달 전쯤 자본금 15억원으로 시작했으나 투자 유치 금액은 벌써 6백50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閔씨는 28일 발매된 시사저널(2월 5일자)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1백억원 투자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걱정될 정도"라고 했다. "지난 한 주만도 70억원이 넘게 들어왔다"는 말도 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내(민경찬)가 하면 안 될 것도 되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盧대통령 인척이라서 돈이 모이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閔씨는 "투자한 사람 중 일부는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순한 의도의 돈도 많이 들어온 것 같아 돌려주고 싶은데 그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법적으로 계약서를 썼고 상대방에게서 위약 상황이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근거가 없다"는 게 이유다.

閔씨는 투자자들에 대해 "개인이 다수"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직접 투자를 챙기지 않아 잘 모른다"고 했다. 회사 설립 과정에서 盧대통령과 상의했는지를 묻자 "대통령과 사업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 "회사 설립에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고, 특히 권력층과의 결탁이나 특혜와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논평에서 "투자 전문가도 아닌 閔씨 회사에 엄청난 돈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대통령 친인척이기 때문 아니냐는 의심은 너무나 자연스럽다"며 "그야말로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보험성 투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閔씨는 지난해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은 당시 그가 56억원짜리 푸른솔병원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80억원의 특혜 대출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기자

<사진 설명 전문>
투자회사 설립 두달여 만에 6백50억원이 넘는 돈을 모아 야당으로부터 의혹이 제기된 민경찬씨의 인터뷰 모습. 민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처남이다.[시사저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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