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누드 파문, 여전한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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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시기는 신씨가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다니던 2002~2003년께로 보인다. 문제는 합성 여부. 문화일보 측은 "촬영 장소를 특정할 수 없도록 사진에서 실내 배경 부분을 흐리게 지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으로 발이 배경에서 떨어져 허공에 뜬 것처럼 보이거나 정면 머리 윗부분의 흐릿한 처리 흔적, 같은 책꽂이의 책들이 두 사진에서 흑백이 다르게 나온 점 등이 설명된다.

하지만 핵심은 얼굴과 몸통을 따로 합성했는지다. 이는 사진 작업에서 흔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2004년 어느 사진작가의 작업에 신씨의 얼굴 사진이 콜라주(오려 붙이기)로 사용된 일이 있었다. 당시 전시를 했던 화랑의 한 관계자는 "유명인사와 주변 인물들의 얼굴을 떼어내 합성한 사진이었는데 개막 전에 미리 와서 본 신씨가 화를 내며 작품에 붙어 있는 자신의 사진을 떼어간 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합성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본 사진을 보지 못한 상태에선 누구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조작된 사진이 아닐 경우 누가 촬영하고 유출했느냐도 큰 관심사다. 이에 대해선 추측이 무성하다. 우선 신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원로 사진작가 A씨가 거론된다. 사진 속에서 신씨의 모습 뒤로 볼륨이 큰 책이 많이 꽂힌 책꽂이와 출입문 등이 나타난다. 이것이 그의 작업실 풍경과 비슷해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 카메라로 투박하게 촬영한 기법도 A씨를 연상시킨다는 얘기다. 이 경우 유출 원인은 본인이 국내에 없는 틈을 탄 관리 부실로 추정된다. 그는 현재 외국 체류 중이다.

원로 화가 B씨가 누드화를 그리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촬영했다는 설도 있다. 원로들에게 극진하게 대했던 신씨가 모델이 돼 줬다는 시나리오다. 최근 신씨와 남편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부인이 홧김에 사진을 유출했다는 것이다.

과거 신씨와 사귀었던 원로 화가의 아들인 사진작가 C씨가 촬영자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황당한 추측"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1개 언론.여성단체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문화일보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신정아씨가 '성 로비'를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만약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사진이 발견됐다 하더라도 이를 신문 지면에 게재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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