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단일후보' 3강 구도 만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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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투표 개시를 하루 앞두고 친노 후보 3명(이해찬.한명숙.유시민) 가운데 이.한 후보가 14일 이 후보로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15일 제주.울산과 16일 강원.충북에서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된다.

두 후보는 5일 있었던 예비경선에서 2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 14.4%, 한 후보 9.4%였다.

이에 따라 신당의 본경선은 손학규.정동영.이해찬 후보의 삼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한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예비경선 1~2위였던 손 후보(24.8%), 정 후보(24.5%)에게 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1인 2표제에 따라 선거인단 한 명이 후보 두 명에게 투표했던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한 명만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양자 구도였던 본경선 판세는 요동치는 양상이다. 이.한 후보는 12~13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지지도, 선호도, 본선 경쟁력을 비교해 단일화를 결정했다. 이 후보가 모두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는 이날 춘천 합동연설회에서 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손.정 후보 측은 "반짝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경선 과정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향후 이 후보가 유 후보와의 2차 단일화까지 성사시킬 경우 판세 역전을 점치는 의견도 있다. 유 후보의 예비경선 득표율은 10.1%였다. 이 후보는 "조만간 유 후보와의 2차 단일화도 실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시민 후보는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를 거부하면서 '주말 4연전'을 뛰어 자신의 경쟁력을 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당 안팎에선 "선거인단의 투표율 자체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데다 각 진영의 조직 싸움이 치열해 예측 불허의 접전"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김한길 의원과 함께 열린우리당 탈당과 신당 통합의 보조를 맞췄던 '김한길 그룹' 의원 14명이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나머지 5명은 손학규 후보를 지지하거나 중립 성향을 보이고 있다.

◆초반전에 승기를 잡아라=첫 번째 '주말 4연전'의 투표인단은 17만8000여 명이다. 강원 3만7536명, 울산 3만4832명, 제주 4만8425명, 충북 5만6298명이다. 10일 현재 220만 명으로 집계된 선거인단 수에 비교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각 캠프는 첫 4연전의 결과가 추석 연휴 기간 중 유권자들의 민심을 가를 변수라고 보고 있다. 두 번째 '주말 4연전'이 치러질 광주.전남(29일), 부산.경남(30일)에서 대세론을 띄우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이인제.한화갑 후보가 맞붙은 민주당 경선에서도 그랬다. 첫 경선지였던 제주에서 한화갑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눌러 '이인제 대세론'을 꺾었다. 제주에서 3위를 차지했던 노무현 후보는 이후 울산에서 1위, 광주에서 1위를 연거푸 차지해 '호남이 선택한 영남 후보'로 각광받았다.

◆지역별 판세=4명의 후보들은 4개 지역에서 모두 경합 또는 우세를 주장한다. 열세라고 자체 분석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울산은 친노 주자들의 강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 후보가 부산.경남의 조직을 총가동하고 있다. 전국 규모의 선거 경험이 많은 정 후보는 그동안 다져 놓은 조직세를 기반으로 승리를 확신한다. 손 후보 측은 민노당 출신인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의 합류에 기대를 건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 후보의 득표력이 충북에서 발휘될지도 관심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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