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사모펀드 만들어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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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겁니다."

삼성증권 황영기(黃永基.51)사장은 28일 모처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삼성증권의 신년 계획을 설명하는 성격을 띠었다.

黃사장이 밝힌 사모펀드 조성 계획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삼성생명에 투자의사를 타진한 상태"라고 했다. 진로.해태제과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비상장 기업이 주요 투자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인수에 나서기로 한 일명 '이헌재 펀드'에 이어 미래에셋 등도 사모펀드 결성 의사를 밝힌 바 있어 기업구조조정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黃사장은 "우리를 포함한 국내 증권사들이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분석보고서를 내면서 '시장수익률 상회 또는 하회' 등 모호한 표현을 쓰는 것은 투자자에게 책임을 안지겠다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꼬집은 뒤 "(삼성증권은) 4월 1일부터 '매수''보유''매도' 등 보다 명확한 세가지 투자의견만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 대상기업도 거래소와 코스닥 1천5백여개 기업 중 2백50개 기업에 국한시키겠다고 했다.

대우.LG증권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黃사장은 "증권사의 대형화 경쟁은 의미가 없다"면서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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