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평>고급인력양성 급하다-KAIST원장 심상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저서에서『농업혁명은 수천년,산업사회는 3백년,80년대 초반에 진입한 정보화 사회는 수십년내에 완성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지금 세계는 반도체 기술.컴퓨터 기술.통신기술등을 주축으로 하는 고도 정보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 공장 자동화.사무 자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이러한 기술혁신의 가속화와 더불어 또 하나의 현상은 국가간 기술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93년에 타결된 우루과이 라운드를 비롯하여 그린라운드등은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뒤떨어진 후진국들에는 국가발전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이러한 선진국의 공세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선진국에 대한 기술 예속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과 기술축적이 덜된 나라는 선진국과 경쟁할수 있는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을 토대로 한 우리만의 기술을 개발하여 선진국과 경쟁할수 있어야 21세기에 다시 후진국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의 기술개발 투자가 강화 되어야 함은 물론,무엇보다 앞서 질높은 연구를 수행할수 있는 우수한 고급 과학기술 인력이 필수적이다.고급 연구인력의 양성은 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단기간에 가능한 것이 아니고,1명의 박사급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10년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 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안된다. 과학기술 인력양성의 주 기관인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은최근 20여년간 양적.질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한 것이 사실이나,아직도 선진국의 대학과 비교하면 연구시설.연구비.정보유통.교수의 수등 여러 면에서 많이 뒤떨어져 있다.우리가 21세기에 기술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세계적인 명문대학과 경쟁할수 있는대학을 최소한 2~3개는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본다.우수한 과학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