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기5국>
○ . 이창호 9단(왕위) ● . 윤준상 6단(도전자)도전기5국>
이 9단은 이처럼 '잡기'를 꺼리는 대신 '살기'는 즐겼다. '이창호의 대마는 죽지 않는다'는 것은 그래서 바둑계의 오랜 정설이었다. 하지만 근래 이창호의 대마도 몇 번인가 사망하는 모습이 목격되곤 했다. 세월이 흐르며 이창호의 손속도 무뎌졌고 실수도 많아진 탓이다.
111로 시간을 연장하더니 113으로 꽉 잇는다. 114의 연결을 기다려 115의 예리한 파호. 윤준상 6단의 공격이 로마 창기병처럼 일사불란하다. 검토실에선 처음엔 대마불사라더니 점차 "만만치 않다"는 소리가 터져나온다(115로 '참고도' 흑 1로 차단하는 것은 백 2의 선수 한 집에 이어 백 8로 완생해 버린다).
116은 좋은 응수. 그러나 흑에도 121로 끼우고 123으로 단수하는 독수가 준비되어 있다. 백 A의 연결은 절대인데 흑이 빵때림하면 진짜 만만치 않은 것 아닌가. 이 9단은 다시 물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친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