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인터넷 독점'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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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TV의 'UCC대선' 사이트도 아직 뜨겁지 않다. 통합민주신당의 예비 경선(컷 오프) 다음 날인 6일 아침, 1.2위를 차지한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UCC 채널 누적 방문자 수는 각각 6만7985명, 1만5468명에 그쳤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강화된 인터넷 사전선거 감시 ▶여야 후보 대결 구도의 미형성 ▶40대 이상 중.장년층 네티즌의 약진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2002년 '인터넷 대선전'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강화된 감시 체제=선관위는 특정 후보나 당을 지지.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 반복해 올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유권자의 UCC도 법정 선거운동 기간(11월 28일~12월 18일)에만 올리도록 했다. 임성규 선관위 사이버조사팀장은 "2002년엔 사무관 한 명이 전체 인터넷 게시물을 감시했으나 지금은 전담팀을 구성해 6900여 개 인터넷 사이트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포털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기사 댓글 등에 불법 사례가 발견되면 포털도 일정 부분 책임을 나눠 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는 10일부터 선거일인 12월 19일까지 정치기사 댓글을 금지하고 특정 후보 이름을 앞세운 정치 기사를 초기화면에 싣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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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여론 구도의 변화=2002년 대선 때 '사이버 여론'은 오마이뉴스.서프라이즈 등 진보적 색채의 인터넷 신문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사이트가 이끌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데일리안.프리존.폴리젠 등 보수 성향을 띤 인터넷 매체가 속속 등장하면서 진보와 보수 간 세력 균형이 이뤄진 모양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이버 여론이 점차 중심을 잡아가면서 사전에 논쟁거리가 걸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 네티즌의 약진=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40대 10명 중 4명 정도만 인터넷을 이용했으나 지금은 8명가량이 인터넷을 한다. 2002년 11.6%였던 40대 네티즌의 비중은 올해 18.8%로 커졌다. 30대는 23.1%로 현상 유지를 했고 20대 비중은 27.7%에서 21.1%로 되레 줄었다.

차진용.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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