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22> 사람을 잘못 뽑았을 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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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20면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요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인재다 싶으면 서둘러 영입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뽑아놓고 난 뒤에 ‘아니다!’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미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라파엘 로드리게스)

“미적거리지 말고 빨리 인사 조치해야”

A: 간단히 말씀드리면 빨리 조치해야 합니다. 마음 한쪽에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순간이라도 빨리 움직이는 게 조직과 비즈니스 리더인 당신의 경력, 심지어 그 사람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좋은 사람 뽑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당신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좋은 사람을 뽑았다면 행운아입니다. 기업을 몇 십 년 경영한 사람도 제대로 된 인물을 뽑을 확률이 기껏해야 75% 수준입니다. 요즘 들어서는 이 정도도 되지 못합니다. 인재 확보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져 성공확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반면 인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이 살아남아야
하는 요즘처럼 드림팀이 절실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또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중요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열정 한 방울이 엄청난 차이를 냅니다. 스타 플레이어가 있는 기업에는 허점이 생기지 않습니다.

21세기 경영환경이 이렇기에 잘못 뽑은 임직원에 대해서는 한순간이라도 빨리 대처해야 합니다. 물론 한 사람이 기대한 실적을 내지 못한다고 회사가 무너져 내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리더인 당신이 좋은 사람을 뽑지 못했고 사후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조직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원들이 힘들어합니다. 당신이 사후 대응에 미적거리면 비호로 비춰져 그들의 분노를 사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당신의 경력에 오점이 됩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잘못 뽑은 임직원을 처리하는 데 미적거리는 바람에 몇 개월 허비하곤 합니다. 새 사람을 뽑고 적응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변명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을 잘못 뽑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신의 경력에 오점이 됩니다. 이를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그런 두려움은 시대착오적입니다. 정상적인 기업은 채용할 때 실수를 신속하게 바로잡은 사람에게 상을 주게 마련입니다. 이후 좋은 인물을 뽑았을 때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상찬받기도 합니다. 또 경영자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모습은 리더십의 신뢰성을 높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말하지 않고 가만있으면 잊혀질 것으로 기대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그런데 과감한 조처가 채용된 사람에게 무자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채용한 사람의 잘못이지 그 사람 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리더는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면서 당신도 차분하게 새 사람을 알아봐야 합니다. 또 당신이나 그 사람 모두 사후 처리가 공정했다고 인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나중에 중요한 고객이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최선은 채용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고요? 비즈니스 리더가 일반적으로 갖기 쉬운 충동 세 가지를 당신이 잘 억제한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첫째, 당신의 입맛대로 하려는 충동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많은 사람이 탐내는 자리가 공석일 때, 당신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지원자에게 마음이 쏠립니다. 지원자가 당신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한다고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이는 왜 당신 혼자 면접을 보고 채용을 결정해서는 안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지원자의 행동과 능력 등을 요모조모 따져보십시오. 팀에는 ‘미스터 쓴소리’가 한 명은 있어야 합니다. 지원자 가운데 누가 적합하고 누가 부적절한지 가려내는 데는 이런 인물이 제격입니다.

둘째는 개인적 호감 때문에 추천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충동입니다. 비즈니스 리더는 호감 가는 지원자의 추천서에 적힌 단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맡길 일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추천서에 적힌 단점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지요. 절대로 이래서는 안 됩니다.

비즈니스 리더는 지원자의 추천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평가도 들어야 합니다. 그 평가가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호감을 망가뜨려 놓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리더는 면접시간에 말을 많이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해야 합니다. 당신이 일자리를 제공하는 입장이니 무게 잡고 말하고 싶겠지요. 하지만 지원자가 직전 직장에서 맡은 일이 무엇인지 묻고는 상당 시간 침묵 모드에 들어가십시오. 지원자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하기 싫어하는지 술술 이야기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의 입에서는 당신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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