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마우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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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마우스의 변신이 끝이 없다. 당초 마우스란 이름은 생김새가 쥐(mouse)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지만 최근 나오는 마우스들에서 쥐 모양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마우스를 사용하려면 책상 위에 마우스패드가 있어야 했지만 요즘엔 손에 쥔 채로 TV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까지 나왔다.

로지텍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에어 마우스’는 무선으로 공중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에어(공기)’란 별칭을 붙였다. 로리 둘리 로지텍 수석부사장은 “PC를 거실에서 TV와 연결해 이용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소파에 기댄 채 리모컨 작동하듯 손에 쥐고 공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라고 소개했다.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 중소업체 자레이션이라는 회사도 ‘공중마우스 G2’를 판매하고 있다. PC와 10m 이내로 떨어진 거리에선 리모컨으로 TV를 조종하듯 PC를 움직일 수 있다. 이 제품은 PC를 TV와 연결해 인터넷이나 게임·영화 등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즐겨 써 ‘폐인 마우스’라는 별칭이 붙었다.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전기가 출시한 마우스(UM10블랙)는 마치 MP3 플레이어처럼 네모 모양이다. 노트북 PC에 USB처럼 꽂아놓고 일반 마우스처럼 이용할 수 있다. 다오코리아의 초슬림 광마우스 ‘슬림G4’는 두께가 5㎜밖에 안 된다. 주로 노트북 PC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지만 사무실이나 집안에서도 작은 공간을 차지해 인기다. 볼펜처럼 생긴 마우스도 있다. 와컴이 출시한 펜모양의 마우스는 당초 태블릿이라고 불리는 전자판에 정밀한 그래픽이나 그림을 그리는 전문가용으로 개발됐다. 와컴의 서석건 대표는 “최근엔 취미로 그림을 그리거나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일반인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특수 기능을 갖춘 마우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게이머들을 위한 마우스는 잡기 좋도록 하기 위해 고무 패킹을 씌울 수 있고, 고무패킹의 색상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슈팅게임(FPS) 매니어들을 위한 마우스도 있다. 총을 쏠 때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을 실제로 느낄 수 있게 한 제품이다. 또 손에 땀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뽀송뽀송한 느낌을 주는 천을 덧씌웠다가 땀이 차면 천만 벗겨내 세탁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IT 주변기기 업체 벨킨은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물에 씻을 수 있는 ‘워시워시 마우스’를 내놓았다. 책상에서 사용하다 커피나 우유가 묻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방수 처리가 돼 있어 때가 타면 비눗물로 씻어도 된다. 벨킨의 이혁준 총괄이사는 “마우스는 PC를 보다 쉽게 조작하도록 도와주는 필수품이어서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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