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로 가는 多者間 무역협상-환경.노동핵심의제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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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몇년전 까지만 해도 라운드(Round)라는 말은 강 건너 불처럼 생소한 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그린라운드.블루라운드등이 우리의 사회.환경.산업에 발등의 불로 연이어 떨어지면서 이제는 라운드를 모르고는 나라 경제나 미래 사회를 이야기 할 수없게 됐다.라운드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세계 경 제질서의 흐름이 바로 라운드의 변천사임을 알 수 있고,지난 세월동안 우리는그같은 세계의 흐름에 얼마나 둔감했었는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다. 2차세계대전후 GATT 회원국간의 다자간협상은 60년대까지 공산품의 관세인하에 초점이 맞춰졌다.이기적인 보호주의가 결국은 국가간 대립을 불러일으켜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반성때문이었다.결국 케네디라운드에서 선진국의 관세율이 대략 10 %수준으로 낮춰졌다.
70년대 東京라운드에서는 개도국의 저가공세와 오일쇼크에 따른선진국의 新보호주의가 나타나자 非관세장벽을 없애는데 관심이 모아졌다.80년대 UR는 공산품뿐 아니라 농산물과 서비스의 교역을 확대하도록 협정이 맺어졌다.이 과정에서 우리 나라는 매끄럽지 못한 대응을 한 경우가 많았다.열지 않아도 될 품목을 여는가 하면 관세를 잘못 매겨 국내산업에 타격을 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정부는 67년 GATT에 가입하면서 쇠고기를 개방하겠다고 양허품목에 넣었는데 당시 경제규모나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너무 성급한 것이었다.이것이 두고두고 쇠고기수입을 확대하라는 美國.濠洲등의 압력을 불렀다.또 관세를 종가세 로 매기는 바람에 값싼 수입품이 범람해 국내산업에 피해를 준 것도 개방과정의 범실가운데 하나다.종량세를 일찍 시행하지 못한 것은 정부가 수입품의 양을 재는 세관원들의 재량권이 너무 커진다고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WTO체제의 새 라운드에 대해 긴 안목으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또 이같은 자책점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WTO에서는 교역 자체보다는 교역에 영향을 주는 환경과 노동에 대한 규범들이 마련될 전망이다.60년대 관세인하,70년대 비관세장벽제거,80년대 농산물.서비스등에 대한 무역장벽제거로 이어진 다자간협상의 초점이 이제는 환경과 노동으로 옮겨졌다.마라케시 각료회의에서 공식의제가 된「무역과 환경」의 경우 WTO무역환경위원회에서 앞으로 2년간 논의하게 되고 그 결과는 오는97년의 각료회의에서 재검토될 예정이다.이때부터 환경과 무역에대한 다자간 협상,즉 그린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문제가 다뤄지는 블루라운드는 선후진국간의 의견대립으로 일단 불투명한 상태이지만 곧 본격화될 것이 분명하다.이제 싼 임금으로 경쟁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ILO(국제노동기구)규정에 비춰 미흡한 점이 있는데다 개도국의 저임금을 이용한 우회수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책마련에 나서야만 한다.
GATT회원국들이 한데 모여 진행하는 협상을 뜻한다.또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이슈로 계속 반복되는 협상이라는 뜻도있다. 47년 처음 시작된 라운드는 56년 4차때까지 별도의 이름을 갖지 못하다가 5차부터 주창자나 첫 개최지의 이름을 땄다. 우리나라는 東京라운드때부터 참가해왔다.일단 라운드에 들어오면 합의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제적으로 고립된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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