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지도층 국제감각 회복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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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한국을 둘러싼 일련의 국제적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점점 힘들어지는 다자의 틀 속에서 끼리끼리의 무역환경으로 치닫는 자유무역투자협정(FTA)과 관련, 한국 국회의 일련의 행동과 무역내외적 파급효과,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서의 고구려사 편입문제, 일본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련의 망언 등이다. 더욱이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한국 위해(危害) 세력의 일단의 발언들이 있었다. 그리고 남북 분단.

한마디로 우리는 현재 국외적으로 억지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내분에 지겨워하고 있다. 그 내분이 건설적 토의과정이라든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유익한 토론의 마당이 아닌,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만 실리는 무게중심의 현실 속에서 그로 인해 전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의 전개. 비록 우리의 국제경제적 위상이 세계 10위권의 무역국가로 성장하고 있을지라도 국토의 왜소가 주는 벽과 한계, 그리고 그 운명의 질곡에서 지도층의 진지한 현실인식의 결여.

하지만 이러한 상황적 열세에 대해 나름대로 문제의 중심을 한번 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우리 일반 국민의 의식수준이 아직도 국제적으로 내세울 만한 선진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문제, 자기중심일지라도 타인을 전제로 하는 자기중심이 습관화되지 않은 데서 오는 사회적 폐해 등등.

아마 우리는 내분을 즐기는 국민인지도 모른다. 어디에 가나 분열과 대립이 상존한다. 그 다음으로는 지도층의 일정한 국가관의 결핍에서 오는 이기주의적 자기관리가 결국에는 국민과 함께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제는 국내외적으로 바뀌어야 하며, 경제적.정치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실리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국내가 생존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길이다.

김진환 한국방송대 무역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