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한·미 동맹 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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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존 핸드릭스 미 예비역 대장(미 보병재단 자문위원)에게 한국전 전시관 건립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희선 건립지원위원회 운영위원장, 백 대장, 핸드릭스 대장, 임관빈 육본 정책홍보실장.

미국 육군보병학교에 신축 중인 국립보병박물관 ‘한국전 전시관’ 건립을 위해 이 학교 출신 한국군 예비역과 현역 장교들이 성금을 모아 31일 미측에 전달했다.

백선엽 건립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예비역 대장)은 이날 육군회관에서 미 보병재단 자문위원인 존 핸드릭스 예비역 대장에게 후원금 6만6000달러를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미 육군보병학교를 졸업한 한국군 예비역 및 현역 장교 336명이 자발적으로 모은 것이다.

한국군과 미 보병학교와의 인연은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시작됐다. 백선엽 당시 육군참모총장은 전쟁을 효과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장교들의 전문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 미 측에 지원을 요청했다. 백 총장의 요청을 받은 밴 플리트 미 8군사령관의 알선으로 한국군 장교들이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전쟁 중에는 6개월마다 200명씩, 51∼55년에 모두 1451명의 한국군 장교를 무상으로 교육받았다. 정전된 뒤에는 매년 3∼4명의 우수한 한국군 장교가 파견돼 6개월씩 교육받고 있다. 미 보병학교에서 전술·작전과 현대적인 육군체계 등을 교육을 받은 장교들은 6·25 전쟁에 직접 기여했으며, 육군 건설의 핵심 인력이 됐다.

이 학교 출신으로는 장정렬(육사 생도 2기) 예비역 중장, 오자복 전 국방장관, 이희성 전 육참총장 등이 있으며 현역 군단장급으로 황의돈·장광일(육사 31기·중장) 등이 있다. 미 조지아주 포트베닝에 있는 육군보병학교는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약 83만㎡(25만평)의 부지에 보병박물관을 건립 중이다.

이 박물관 안에는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장병의 희생을 기리고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해 약 200만 달러의 예산으로 ‘한국전 전시관’이 세워지고 있다.

‘한국전 전시관’에는 한국전 전쟁 약사, 낙동강전선을 방어한 부산지구 전투, 국군이 압록강까지 진격한 북진, 휴전을 앞둔 일진일퇴, 전후 재건 등의 코너가 마련된다. 이날 전달식에 육군 대표로 참석한 이 학교 출신(1980년)의 임관빈(육사 32기·소장) 육군본부 정책홍보실장은 “한미 동맹이 공고하게 유지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성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미 육군보병학교=미 육군의 소대장과 중대장 등 초급 지휘관을 양성하는 6개월 과정의 교육기관. 1907년 소총학교로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서 창설돼 18년 현 위치인 조지아주 콜럼버스로 이전한 뒤 22년 ‘포트 베닝’으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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