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팅열전>잠재의식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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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항상 관심거리가 돼왔고 광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인간의 잠재의식을 최초로 활용했다는「극장의 팝콘광고」이야기는「잠재의식기법」으로 불리며 국내외 광고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부분이다.
58년 美國뉴저지州에서 비카리라는 한 마키팅회사 직원은 당시극장의 방영필름속에「콜라를 마셔요」「팝콘을 드세요」라는 글씨를삽입시켜 화면을 내보냈다.
그리고 이 글씨는 일반인의 눈으로는 도저히 알아차릴 수 없도록 5초간격으로 24분의1초 동안만 비추도록 필름의 컷이 구성돼 있었다.
그런데도 이를 내보낸후 이 극장 매점의 팝콘판매량은 평소보다60%가 증가하고 콜라는 16%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당시 비카리는『관객들이 이성적으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잠재의식속에 이 정보가 들어가 은연중에 팝콘과 콜라를 찾게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다음인데 오히려 이는 잘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카리의 실험에 의문을 가진 몇몇 회사들이 재실험을 요청,감독입회아래 다시 해본 결과 팝콘의 판매량에는 아무 차이가없었고 급기야 비카리는『회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조작했다』고 실토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으나,많은 국내외 광고인들은이 사실을 모르는지 그 이후도 이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두제품을 클로스업시키면서 여성과 남성의 신체 일부를 순간적으로 삽입시킨다거나 크래커 광고를 하면서 크래커제품사진 한구석에「섹스」라는 단어를 눈에 띄지 않게 집어넣는등의 방법이 많았는데,性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제품구매욕 과 연결시키려는 의도였다.
국내에서도 이유식광고를 하면서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을 연상시키기 위해「IQ」라는 글씨의 화면을 순간적으로 삽입시키는 광고나,알아들을 수 없도록 빠른 소리로 제품명을 계속 반복하는 광고들이 만들어졌다가 방송심의(잠재의식기법은 비정상 적인 광고행위로 금지대상임)에 걸린 적도 있었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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