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합성광선으로 시차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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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흰색가운으로 상징되는 의사들도 수술장에선 녹색 수술복을 입는다. 중환자실을 방문한 보호자들 역시 녹색복장을 갖춘 간호사들을 보고 의아해한다.
그러나 수술장과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초록일색이 되는 것은과학적 필요에 의해서다.
녹색은 긴장된 신경을 이완시켜주므로 환자들에게 심리적 위안효과가 있다는 것.또 각종 시술과정에서 묻을 수 있는 붉은 혈액을 가장 잘 가려줄 수 있는 색이 바로 녹색이라는 것이다.
이는 색깔을 감별하는 망막의 圓錐세포가 녹색은 적색과, 황색은 청색과 대조색 관계를 이루기 때문으로 실제 초록가운에 묻은환자의 피는 눈에 띄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검게 보인다.
색채심리학자에 따르면 노란색은 녹색과 달리 신경의 각성효과를최대화할 수 있는 색이다.
따라서 자동차의 안개등이나 각종 경광등,위험한 정밀작업장의 배경색조가 모두 노란색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환자치료에 이용되는 것은 색깔만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합성된 강한 빛을 주기적으로 쬐여 교대근무자나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불면증과 만성피로를 해결해주는광선치료도 있다.
美國의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신호는 하버드의대 브리검앤드 위민병원의 수면의학연구팀이 개발한 광선치료법이 불면증 치료는 물론기업체의 생산성 향상이란 상업적 이유로 특허를 얻기까지 했다고밝혔다. 이미 美항공우주국(NASA)과 핵통제위원회등에 30만달러짜리 광선치료시스팀 일체가 팔리기도 했다는 것.
美드리마일섬(TMI)原電사고가 과로한 교대근무자의 부주의 탓으로 밝혀질 정도로 2천만명 이상의 교대근무자가 있는 미국에서이것이 사회문제화 되고있다.
광선치료법의 구체적 노하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다만 그 원리는 뇌 깊숙이 위치한 시상하부의 인체시계를 빛으로 자극해 변경시키는 것이다.
대뇌와 연결된 시신경은 인체五感을 맡은 신경중 가장 굵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전달해 목을 다시 붙일 순 있어도 안구를 이식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외부에서 색조와 빛의 세기를 이용해 인간의 감정은 물론 수면사이클마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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