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졸업때 교사시켜 대리시험/기행·기언 일삼는 상 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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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학부모 앞서 교사를 “걔들”이라 불러/비리항의 졸업생 “증명서 발급거부”/교장 파면 당하고도 3개월만에 슬쩍 복귀
상춘식 상문고 교장은 학교를 운영하며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을뿐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기행과 기언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상 교장은 85년 5월 상문고 교사 4명을 동원,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자신의 3남매를 비밀과외시키다 적발돼 교장직에서 파면됐었지만 불과 1년도 못돼 교장에 다시 취임했다.
교육법상 파면된 교장은 3년이 경과하기전에는 복직이 불가능한데도 상 교장이 곧바로 교장에 복귀했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다.
85년 당시 상문고 재단이사회는 교육청으로부터 파면지시를 받자 징계위원회를 열어 상 교장을 파면시켰고 교육청은 이사회의 파면조치 통보에 따라 의심없이 상부에 보고해 파면을 승인했다.
상 교장은 3개월이 지나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잠잠해지자 법원에 「파면처분 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자신의 파면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자격이 없는 감사가 참가해 파면을 의결했다는 것이다.
『자기 부인이 재단이사장인데 누가 징계위원회에 참가했는지를 몰랐다는게 말이 됩니까. 무자격인 감사를 징계위원회에 참가시켜 하자를 만든뒤 소송을 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하죠.』
재판결과는 상 교장의 승소였고 교육청은 망신만 당한채 어찌된 일인지 상문고 재단측에 다시 징계위원회를 열라는 추가지시는 내리지 않았다.
상 교장은 자신의 학위 취득과정에서 대리시험을 치르게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사립 S대를 졸업한 상 교장은 75년 Y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시험을 치르면서 교사에게 대리시험을 치르게 하다 적발,제적됐던 것.
『지방학교에 근무하는데 상 교장이 상문고로 스카우트하더니 「당신은 그 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니 대신 시험을 보라」는 겁니다. 대리시험을 치르다 적발돼 상 교장은 퇴교조치됐고 저는 몇년간 대학원 증명서 발급정지조치를 받았습니다.』
이모교사의 증언이다.
상문고 부지는 조선조 명종 당시 영의종 상진이 하사받은 땅으로 상씨 문중이 학교재단을 설립,학교를 출범시켰지만 학교운영을 맡았던 상 교장의 아버지와 상 교장이 전횡을 한다며 문중이 소송을 제기,분규로 치달았었다.
결국 상 교장측이 학교를 맡게 됐지만 그때부터 상 교장은 상씨 문중사람들이 학교부지안에 있는 상진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음력 10월1일,시제때만 딱 한번 묘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직원을 시켜 이름을 적고 신분을 확인시키는 등 횡포가 말할 수 없었죠.』
상씨 문중사람들의 말이다.
상 교장은 또 89년 졸업생들이 학교로 몰려와 『상 교장 물러가라』며 데모를 벌이자 이들의 사진을 모두 찍어 신원을 확인한뒤 학적부에 빨간 줄을 그어놓고 이들의 증명서 발급을 일제 금지시켰다.
상 교장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앞에서도 폭언을 일삼았다.
『상 교장과 면담도중 「걔들이 다 알아서 할거요」 하길래 학생들을 말하는 거냐고 묻자 「아니 선생들」이라고 대답해 깜짝 놀랐습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학부모 K씨의 말이다.<김종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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