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취업 '가짜 외국박사' 교수 20여 명 집중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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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이명재 부장검사)는 27일 해외 비인가 대학 출신 박사 중 20여 명이 국내 대학에 취업한 사실을 확인, 이들이 허위 학력을 근거로 교수에 임용됐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2003년 이후 해외 비인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딴 100여 명의 명단을 확보해 건강보험공단과 사학연금관리공단의 자료와 대조한 결과 20여 명이 국내 대학에 취업했음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이 비인가 대학의 학력을 학교 당국에 제출해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김옥랑(62) 동숭아트센터 대표 겸 단국대 교수를 업무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미국의 비인가 대학 졸업증명서를 제출해 단국대 교수로 임용된 혐의다. 학력 위조 파문 이후 첫 기소자다.

검찰에 따르면 김 교수는 미국의 비인가 대학인 퍼시픽 웨스턴대의 1984년 졸업증명서를 근거로 2002년 9월 단국대 예술경영학과 대우교수, 이듬해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또 같은 학위로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2000년과 2004년 각각 공연예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경우 이력서상 경기여고 졸업, 이화여대 입학 사실이 허위로 드러났고 퍼시픽 웨스턴대의 학위가 정상적인 학사 학위가 아닌 줄 알면서 대학원 입학과 교수임용에 사용해 업무 방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찍 결혼하면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 사회활동에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남편의 권유로 퍼시픽 웨스턴대 졸업장을 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교수 임용 이후 공소시효(5년)가 지난 이창하(50) 전 김천과학대 교수의 경우 프로젝트 수주 등 대외활동을 하면서 비인가 대학 학위를 활용한 적이 없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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