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명단 학부모들 해명 진땀-상문고 수사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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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金泳三대통령의 尙文高 비리 전면수사 지시가 내려지자 16일오후 검찰은 긴급 수사회의를 잇따라 갖는가 하면 관련자 출국금지조치를 내리고 압수수색.소환조사 일정을 잡는등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서울지검 관계자들은 16일오후 청사 부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다 대통령 수사지시 소식에 부랴부랴 청사로 되돌아와 대책 회의를 가졌다.
中央日報의 연이은 폭로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검찰은 이날『수사 착수 시점을 고민해오다 16일 낮부터 내사를시작했는데 곧바로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다』며 놀랍다는 표정.
○…검찰은 입시를 8개월 앞둔 점과 교육부의 요청을 감안해「속전속결」한다는 방침으로 특수3부 검사 5명등 수사관 20여명을 집중 투입.
검찰관계자는『다른 학교 학생들은 돛대달고 배떠났는데 상문고 3학년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는 의견이 있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가급적 빨리 수사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교육부가 출국금지 요청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몰라 절차를 일일이 가르쳐 주었다』고 생색을 내는가 하면『교육청 감사가 시작된 뒤 특수3부장과 부교육감 사이에「핫 라인」을 열어계속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하기도.
○…맏아들(25)이 88년 尙文高를 졸업,명단에 오른 民主黨Y의원은『그 사람(尙椿植교장)이름도 모르다가 이번에 신문 보고알았다』고 관련설을 원천적으로 부인했다.
5,6共의 실세였던 民自黨 E의원의 부인도『남편은 교장이 누군지는 물론 상문고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민원부탁으로 피해를본적도 없다』며『그 사람 멋대로 작성한 것을 가지고 제발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아달라』고 하소연.
역시 5,6共 실세로 尙文高에 대한 세무감사때「모종의 도움」을 줬다는소문이 나돌고 있는 民自黨 Y의원은 아예『상문고측과 도움을 주고받기는 커녕 아들이 내신에서 도리어 손해를 봤다』고逆攻. 또 한 검찰간부는 한술 더떠『만일 내게 청탁을 해왔다면 거꾸로 구속시켰을 것』이라며『尙교장은 얼굴도 못봤다』고 결백을 강조했다.
○…작가 李文烈씨는 尙文高가 매년초 작성해온 직업 현황 조사서에 본명인「李烈」을 기재하고 직업란에는「문필업」이라고 써 VIP대열에서 제외.89년 아들이 상문고에 다닌 李씨는『학기초에아들이 가져온 직업현황조사서에 작가보다는 학부모 입장에서 필명대신 본명을 기재했는데 이 바람에 졸업할때까지 나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며『필명을 썼다면 혹시 접근했을지도 몰랐을것』이라고말했다. ○…지난해12월 교사 사은 선물비 명목으로 졸업생들로부터 1인당 2만원씩 거둔 2천만원이 16일오후 교무실 張邦彦교감의 서류보관용 캐비닛에서 발견되자 교사들은 학교측이 사건후캐비닛에 넣어두었다고 주장.
姜일원교사는『16일 오후3시쯤 교무실에서 동료 趙모교사와 담소를 하고있는 사이 張교감이 캐비닛을 열고 한동안 서류를 뒤적이다 캐비닛을 잠근뒤 빈가방을 들고 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교사들은 張교감이 교무실의 허술한 캐비닛에 두달이 넘도록 거액을 보관했을 리가 없다며 비리폭로사건이 터지자학교측이 공금을 빼돌린 사실을 은폐하기위해『尙교장의 지시에 따라 이날 넣어둔 것』이라고 했다.
〈金泳燮.金東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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