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워터 美 政街 회오리클린턴 앞길 최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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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화이트워터 사건은 78년 당시 미국 아칸소州 법무장관이던 클린턴 부부가 오랜 정치.경제적 동료인 제임스 맥두걸이라는 사업가와 함께 아칸소州 두메산골 한 휴양지를 개발하기 위해 화이트워터개발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회사설립 직후 州知事선거에서 승리한 클린턴이 주지사로 재직한12년동안 이 회사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사건의 골자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클린턴이 이 회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라 동업자인 맥두걸이 소유하던 매디슨이라는 금융회사를 통해 특혜를 보았다는 것.맥두걸은 동업자인 클린턴 주지사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금융회사를 방만하 게 경영함으로써 결국 파산케해 州정부에 약 4천7백만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의혹 내용은▲맥두걸이 84년 주지사 선거에서 5만달러의 빚을 진 클린턴을 돕기 위해 정치자금 모금을 주도했고 이과정에서 매디슨의 자금이 부당하게 클린턴에게 흘러들어갔을지도 모른다는 것▲사업 실패를 거듭한 화이트워터개발회 사로 매디슨금융회사 자금이 흘러들어감으로써 클린턴이 부당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이다.
그밖에 클린턴 자신이 매디슨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대출받고 있었기 때문에 재정상태가 엉망이던 이 회사를 면밀히 감독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클린턴주지사의 부인인힐러리가 아칸소州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로즈법률 회사의 변호사로서 매디슨금융회사가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허가받아주었는데,이미 재정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뒷날 밝혀진 이 회사가 자본금을 늘릴 수 있었던 데는 클린턴 부부의 영향력이 작용하지 않고선 불가능했다는 의혹이 있다.
또 이 회사가 파산한 89년 로즈법률회사는 연방당국을 대리해85년 당시 이 회사의 재정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판정해준 공인회계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손해액에 비해 매우 적은 액수인 1백만달러만으로 배상을 끝내는데 양자가 합의한것으로 결말지어졌다.로즈법률회사가 소송을 맡도록 알선한 사람이역시 로즈법률회사의 변호사이자 클린턴의 죽마고우였던 빈센트 포스터(클린턴 대통령 취임후 백악관 법률부고문에 임명됐다가 지난해7월 권총자살한 시체로 발견됨 )였고 사건담당 변호사도 현직법무부 부장관인 웹스터 허블이었으며 허블은 배상액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40만달러의 변호사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 확대과정 화이트워터 사건과 관련한 의혹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92년 7월 뉴욕타임스紙가 처음 보도하면서 제기되기 시작됐다.클린턴은 뉴욕타임스 보도가 있은 하루뒤 자신은 화이트워터개발회사에서 손해만 보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곧 이어 한 공인회계사에 의뢰해 자신의 손해액이 6만8천9백달러에 달하며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다고 발표,사건을 진화했다.
한동안 거론되지 않던 이 사건은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한지 약 6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7월 포스터 백악관 법률부고문 이 권총자살하는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다.
유달리 윤리의식이 강했던 포스터의 죽음이 화이트워터 사건 처리문제로 인한 심리적 갈등이 원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공화당은 화이트워터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등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여론의 초점은 화이트워터사건 자체보다 이 사건을 감추려한 백악관의 움직임에 맞춰지기 시작했으며 공화당은 사건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임명을 요구했다.결국 클린턴대통령은 러시아를방문중이던 지난 1월 특별검사 임명을 지시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보좌관 自殺파문 그 뒤에도 사건은 새로운 폭로가계속 이어져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은 힐러리여사가 백악관의 사건은폐를 주도했다는 것이 주요내용.백악관 관리들의 사건 은폐 기도에 대해 여론이 빗발치자 클린턴대통령은 법률 고문인 버나드 너스봄을 사건 처리를 잘못한 책임을 물어 사임시켰으나 그는 힐러리를 대신한 희생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장과 전망 클린턴대통령은 선거 당시부터 각종 스캔들에휘말려 곤욕을 치른 바 있다.특히 이번 사건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 분명해 클린턴대통령은 취임 이래 최대의 고비를맞고 있는 형편이다.
이 사건이 크게 여론화하면서 클린턴 부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그들이 이번 사건에 개입됐을 것으로 믿는다는 사람들의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경제가 크게 호전되는 등 유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다음 선거에서 재선이 가능 할지 여부가불투명하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共和黨 파상공격 공화당 내에선 사건이 처음 알려진 이래약 1년6개월이라는 세월이 경과했는데도 의혹을 확정짓는 구체적인 증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과 그들의 정치공세가 중요한 국정처리를 지연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것을 우려해 사건을 마냥 확대시키기엔 위험 부담이 있다는 조심스런 주장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공화당은 전반적으로 이번 사건이 클린턴을 비롯한 민주당 진영에 정치적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호재라는 의견이 우세하며 이번 사건이 올해 실시되는 하원의원선거와 다음번 대통령선거를 좌우하는 관건이란 생각에 정치공세의 고삐를 늦 추지 않는 모습이다.
특별검사의 조사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며 결과는 앞으로 빨라야 2~3개월 뒤에나 발표될 수 있을 전망이다.그때까지 클린턴대통령은 무거운 짐을 벗어버릴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후의 전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형편이다.
〈康英 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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