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증 외국 박사 100여 명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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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검찰이 해외 비인증 대학(해당 국가가 학위 수여 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 대학) 박사 학위 취득자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관계기사 10면>

검찰은 학술진흥재단(학진)으로부터 비인증 대학 학위 취득자 명단을 넘겨 받아 검토 중이다. 이 중 대학 교수 10여 명을 포함한 100여 명을 수사대상으로 선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학위를 이용해 대학.연구소.기업 등에 취업한 사람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이명재 특수3부장은 24일 "미국 박사 학위자 중 상당수가 비인증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신고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비인증 대학은 미국에만 731개가 존재하며, 국내에는 퍼시픽 웨스턴대와 미국국제대학(AIU) 출신이 많다.

이와 관련, 김상근 학진 외국박사조사위원회 위원장(연세대 신학과 교수)은 "지난해 말 기준 3만1000여 명의 외국 박사 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학위 진위를 검증한 결과 1000여 명의 학위가 엉터리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문제를 제기한 장윤 스님(전 동국대 이사)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신씨의 학력 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관계자는 "장윤 스님이 동국대를 상대로 낸 이사 해임무효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만큼 곧 소환에 응할 것으로 본다"며 "출석하면 의혹이 제기된 변 실장의 압력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옥랑(62) 동숭아트센터 대표 겸 단국대 교수를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퍼시픽 웨스턴대의 졸업 증명서를 제출해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고 이를 근거로 단국대 교수에 임용됐다. 검찰은 김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명지전문대 교수인 영화배우 장미희(49)씨도 다음 주 중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장씨는 명지전문대 임용 때 미국의 비인증 대학인 호손대의 졸업증명서를 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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