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지킨다>7.바른 식생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건강칼럼니스트로 친숙한 洪文和 서울대 명예교수(79.약학)의달력은 각종 강연스케줄로 빽빽하다.밤늦게까지 지속되는 원고집필과 새벽시간도 마다않는 방송출연도 洪교수가 챙기는 중요한 일정들이다.이미 喜壽(77세)를 넘긴 나이라곤 믿어 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老교수의 건강비결이 자연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洪교수는『건강에 원칙은 있어도 비결은 없지요』라는 우문현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비결을 찾는 사람이 많을수록 불건강한 사회임을 반증할 뿐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인 셈이다.
그렇다면 洪교수가 말하는 원칙이란 무엇일까.그는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식욕은 가장 큰 본능이며 食事는 가장 중요한 생명활동입니다.』 먹는 것(食)도 엄연한 일(事)이라는 것으로성의를 다하는 바른 식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洪교수의 식사원칙은 다섯가지다.
첫째,「제철에 난 음식을 먹자」다.나른하기 쉬운 봄날엔 미나리.쑥등 나물을 먹는 것이 간기능회복에 좋다는 것.여름철엔 수박.참외등 여름과일이 해열작용을 지니므로 좋으며 가을엔 사과나밤,겨울엔 호박.명태등이 푸른잎을 대신해 부족하 기 쉬운 베타카로틴(비타민A의 전구체)등 비타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전체를 다 먹자」다.육류나 생선의 경우 흔히 살코기만먹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내장성분이나 생선꼬리.머리등도 가급적 모두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과일껍질도 마찬가지다.이들 유별난 부위에서 인체에 유익한 미량성분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때문이다.
셋째,「향토식을 하자」다.「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그대로 종자가 같다고 남의 땅에서 같은 열매가 맺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진화론적인 관점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흙에서 난 식품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넷째,「균형식을 하자」다.영양소의 경우에도 상승작용이 있어 1+1은 3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편식하지말고 될 수있으면 여러종류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가공식을 먹지말자」다.물론 통조림속의 생선이 갓 잡은 생선과 영양비교분석을 할 때 뒤진다는 것은 아니다.그러나신선한 음식이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또 간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패스트푸드문화와 외식주의에 대해 경고하는 것도 잊지않았다.
『우리몸의 일부를 이루는 음식에도 영혼이 있지요.조리과정에서스며든 어머니의 애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과학적(?)일수도 있는,그러나 결코 귀에 거슬리지 않는 말이었다.
〈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