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몸살로 생산차질 일본업체 한국에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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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엔高와 일본의 경기침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韓日 경제교류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컴퓨터.대형TV등 고급제품을 한국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으로 가져가는 일본업체들이 늘고 있고 반도체장비등 첨단분야의 일본 업체들이 한국으로 공장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또 엔高현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일본업체들은 호황국면에 접어든 한국업체에 낮은 가격으로 기술을 팔겠다는 제의를 해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보컴퓨터는 최근 일본 세이코엡슨社와486급 컴퓨터의 메인보드 2천만달러 어치를 OEM수출하기로 계약했다.
국내업체 가운데 일본에 컴퓨터를 처음으로 대량 수출하게된 삼보측은『내년부터는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시스팀 수출로 전환,연간對日 수출물량을 1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NEC는 최근 일본내 TV생산라인을 완전 폐쇄하고 소형TV는 동남아 현지공장에서,위성방송수신기능을 갖춘 25인치이상의 고급.대형TV는 대우전자에서 전량 OEM공급받기로 했다. 이에따라 대우전자는 지난해 對日 TV수출이 92년 대비 두배가 늘어난 63만대,1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동안 기술이전을 기피해온 첨단 일본업체들의 한국진출도 늘어일본 최대의 반도체 장비회사인 도쿄일렉트론은 최근 자회사인 도쿄일렉트론에프이社를 통해 한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기로 했다.일본도와社도 삼성전자와 함께 자본금 10억원 규모 의 반도체장비회사를 天安공단에 설립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최근 닛산자동차에 1억7천만엔을 주고 승용차 보디용 금형제작을 의뢰,이달중 울산공장에 설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국내에서도 금형제작을 하고 있지만 최근 불황으로 공장가동률이 낮아진 닛산이 낮은 가격으로 첨단기술의 금형제작 제의를 해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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