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문화 씻기 나선 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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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복입은 시민이 되자』-.경찰이 조직내에 남아있는 군사문화를 털어내고「시민경찰」로의 이미지 변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찰의 이같은 움직임은 5.16이후 6共때까지 근 33년동안군사정권아래서 알게모르게 젖어든 군사문화에서 벗어남으로써 문민시대에 맞는 경찰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것이다.경찰은 우선 다음달 있을 경찰대학 졸업식때 그동안 재학생들이 하던 M16소총집총을 권총으로 대신하고 사관생도를 본뜬 예모도 경찰모를 닮은새 모자를 쓰기로 했다.
또 거수경례때 군대식으로『충성』구호를 외쳤으나 기동대등 전경대 일부를 제외하고 전경찰에 구호를 붙이지 않도록 했다.대통령이나 장관이 현장을 순시할때 군인처럼 힘차게『충성』을 외치며 관등성명을 대던 경찰의 모습을 없애자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군사정권시절 퇴역군인들의「안식처」처럼 인식됐던 군특채제도도 아예 없앴다.경찰은 또 업무의 특성으로 시민과의 접촉이 잦은 만큼 입고 있는 제복이 이미지에 큰 몫을 차지한다고보고,칙칙하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 현재의 제복을 산뜻하고 밝은제복으로 교체하기 위해 國民大 의상학 연구실에 용역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올해말이나 내년초쯤에는 군복티를 완전히 탈피,세련된 제복을 입은 새로운 경찰의 모습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밖에 그동안 경찰교육기관에서 일선 경찰들에게실시하던 총검술.포복등 군사훈련도 지난해부터 모두 없앴다.1주일에 한번씩 하던 군대식 내무사열도 폐지했다.
회식등 경찰들끼리의 모임에서 으레 등장하던「폭탄주」돌리기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으며 구호도『위하여』대신『건배』를 외치고 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그동안 군사정권 아래서 마치 경찰이군의 하급기관이나 비슷한 조직처럼 인식돼온게 사실』이라면서『앞으로 조직경영.교육을 통해 남아있는 군사문화에서 과감히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鄭載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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