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북한까지 작전권" 미 F-22기 알래스카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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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2개 비행대대(40대)를 이달 초순 미 태평양 공군에 실전 배치하기 시작했다. 태평양 공군은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작전구역으로 삼고 있다.

미 군사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스트래티지 페이지 닷컴(strategypage.com)'은 20일 "미 공군이 F-22 비행대대를 알래스카 남부 엘먼도프 공군기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이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공군은 이달 8일 F-22 8대를 엘먼도프 기지에 배치했으며 내년 초까지 모두 2개 비행대대 4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꿈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는 올해 초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에 1개 비행대대가 3개월간 배치된 적은 있으나 미 본토 외 지역에 실전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폴 헤스터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알래스카는 아시아와 유럽에 모두 근접한 곳인 만큼 F-22 배치의 최적임 지역"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은 2011년 12월까지 모두 183대의 F-22를 확보할 계획이다. 보잉 등과 제휴해 F-22를 제작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은 지금까지 106대를 만들어 99대를 인도했다. F-22 2개 비행대대의 알래스카 배치가 완료되면 태평양 공군은 미국이 보유할 전체 F-22 가운데 5분의 1 정도를 운용하게 된다.

헤스터 사령관은 6월 군사전문지 '에어포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F-22의 알래스카 배치가 끝나면 1개 비행대대는 괌이나 오키나와 기지에 전진 배치할 수 있으며 그중 일부는 한반도에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F-22의 알래스카 배치가 엘먼도프 기지에서 운용 중인 F-15 비행대대 전력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배치 시기와 관련해 "F-22가 알래스카에서 겨울을 잘 보내면 내년 봄부터 가을 사이에 태평양 지역 어딘가에 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F-22=뛰어난 스텔스 기능에 레이더와 요격 기능을 지닌 차세대 전투기다. 랩터란 별명으로도 불린다. 지난해 알래스카에서 실시한 모의훈련에서 F-15와 F-16 전투기 144대를 격추하는 기록을 세워 최고의 전투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7년 9월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미 공군은 2004년부터 실전 배치했다. F-117 스텔스 전투기의 대체 기종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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