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내 미국 경제 추월 중국 정부 장담은 허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금세기 중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장담은 허풍이라고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주장했다.

 서로 교수는 19일 뉴욕 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연간 10~11%씩 성장, 22세기가 되기 훨씬 전에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이를 믿지 말라”고 말했다. 존슨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와 하버드대를 거쳐 MIT 교수가 된 서로는 『제로섬 사회』 『자본주의의 미래』 등을 저술한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다.

 서로가 제시한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중국의 공식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로는 “거의 발전이 없는 농촌경제가 70%를 차지하는 중국의 상황에서 전체 경제가 매년 10%씩 성장하려면 도시지역이 연간 33% 이상씩 급성장해야 한다”며 “중국 도시가 빨리 발전하는 게 사실이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2001년 홍콩이 경기 침체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인근 지역인 광둥성이 10% 이상 성장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성장률과 전력 사용량의 상관관계도 미심쩍다. 서로 교수는 “모든 나라에서 전력 사용량은 국민총생산(GDP)보다 빠르게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기가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아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최근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한 12개국에서도 이 원칙은 어김없이 적용돼 GDP 성장률은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것의 45%에 불과했다. 일본도 60%를 내는 데 그쳤다. 이처럼 전력 사용량 증가율을 기준으로 중국의 성장률을 계산하면 4.5~6%에 불과하다.

 끝으로 미국의 빠른 성장도 중국의 추월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혔다. 말하자면 중국이 커나갈 동안 미국도 계속 연 3% 이상의 건실한 성장을 유지할 경우 21세기 중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서로 교수는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을 4%로 잡고, 미국은 3%로 잡았을 때 2100년 1인당 GDP는 중국이 4만 달러, 미국이 65만 달러가 된다”며 “중국의 세기가 올 수는 있겠지만, 그건 이번 세기가 아닌 22세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