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함메르>英구치 반칙으로 채지훈 행운의 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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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회 11일째까지 「노메달」에 허덕이다 한꺼번에 금메달 2개를 건져올린 한국선수단에는 금메달을 예고한 꿈얘기로 화제가만발. 하마르 원형경기장에서 아들의 분전을 지켜본 김기훈의 아버지 金武正씨는 이날 張明熙단장등 선수단 임원들과 만나 『며칠전 낚시를 갔는데 호수 물이 바짝 말라 밑바닥까지 내려가 보니웅덩이에 월척 붕어가 득실거려 몇마리 건져올까 했으나 낚시꾼 답지 않다는 생각에 그냥 놔두고 왔다』면서 『붕어를 건드리지 않은 것이 오늘의 금메달을 안겨준 것 같다』고 해몽.
또 릴레함메르의 유일한 한국인이자 선수단 통역으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李光姬씨도 『간밤에 꿈을 꾸니 애가 없던 내가 갑자기아들 쌍둥이를 낳아 놀랐는데 금메달 2개를 따낸 것을 보니 쌍둥이 꿈이 맞는 것 같다』고 자신의 꿈을 소개했 다고.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천m와 여자 3천m계주 결승에서는 선수들간에 치열한 선두경쟁으로 반칙행위가 빚어져 경기가 끝난후 메달색깔이 변경되는 사태가 속출.
남자1천m 결승에서는 金琪焄에 이어 영국의 구치와 蔡智薰이 각각 2,3위로 골인했으나 구치가 마지막 3바퀴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선두를 달리던 캐나다의 캠벨을 밀쳐 넘어뜨린 사실이 확인돼 채지훈에게 은메달이,5위를 기록한 캐나다의 개 그넌에게 동메달이 돌아갔다.
또 여자3천m계주에서는 2위로 골인한 중국팀이 진로방해를 한사실이 경기후 확인돼 중국팀이 실격되고 3위로 들어온 캐나다팀이 은메달을,미국팀이 동메달을 차지.
***“이렇게 좋은일이…” ○…金琪焄이 막판 스퍼트로 1천m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한국응원단은 꽹과리와 승리의 함성으로 하마르경기장을 뒤덮었다.
특히 알베르빌 2관왕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메달리스트이자 쇼트트랙 첫 우승자가 된 김기훈의 아버지 金武正씨(54)는 아들의 우승축하를 받은 뒤에도『그저 최선을 다하라고 일렀을 뿐인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이야 누가 알 았겠느냐』며감격. ***한국어로 축하방송 ○…김기훈은 우승직후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관중석쪽으로 미끄러져가 대형태극기를 달라고 소리친 뒤 재빨리 태극기를 흔들며 하마르원형경기장을 한바퀴 돌며한국의 기개를 세계에 떨치기도.
챔피언 김기훈은 또 우승의 견인차가 돼줬던 은메달리스트 채지훈과도 다시 링크를 돌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국선수들의 1~2위 석권으로 축제무드가 조성되자 원형경기장의 장내 아나운서는태극기퍼레이드를 하는 두 영웅들에게『축하합니다.
코리아』라는 또렷한 한국어로 축하,한국응원단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IOC서 체면섰다” ○…본부석에 앉아있던 金雲龍 IOC부위원장도 각국 NOC위원장등 귀빈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느라분주. 김운용 IOC부위원장겸 대한체육회장은『오랫동안 노심초사해온 노메달의 불안감을 떨칠 수 있게돼 기쁘다』며『이제 IOC에서도 낯이 서게 돼 다행』이라고 가볍게 농담하는 여유를 보였다. 김윤미 막판 결정 ○…베일작전을 고수하던 한국쇼트트랙은 경기시작 7시전에서야 최종엔트리를 확정.
스피드스케이팅의 부진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쇼트트랙 全明奎코치는 발목부상으로 한때 고생했던 全利卿과 金潤美를 여자3천m계주엔트리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뜻밖에 金良嬉(정화여중)를 제외키로 결정.
선수단의 이같은 작전은 전이경의 발목부상이 완쾌됐다는 판단이선데다 김윤미가 국제경기경험은 적으나 캐나다.이탈리아.러시아등강국들과 예선경기를 치르게돼 페이스 메이커로 전환,물꼬를 트려는 것이었다.
[하마르=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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