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학생기자, 한비야 월드비전 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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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탐험가로 명성을 떨친 한비야(사진) 월드비전 한국지부 긴급구호팀장은 저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로 더 유명하다. 상당수 학교의 필독서이자 학생·교사 모두가 좋아한다.

지난달 26~29일 한비야의 ‘지도 밖 행군단’ 캠프에 참가했던 중앙일보 학생기자가 그를 인터뷰했다. 한 팀장은 오늘을 사는 청소년에게 “정말 무엇이 가슴을 뛰게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닌, 계속 찾으려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팀장은 이를 비유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낙타가 사막으로 가야지 숲으로 가면 납작한 다리도 등에 난 혹도 방해물일 뿐”이라며 “내가 낙타라고 생각하고 지금 사막에 있는지 아니면 숲에 와 호랑이만 부러워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본인이 생각하기에 청소년들이 한비야 팀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추측건대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위인이 아닌, 같이 가는 사람으로 생각해 좋아하는 듯하다. 그래서 엄마뻘일 수도 있지만 청소년들이 ‘누나, 언니’라 부르는 것 같다.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는 시원함, 이런 것도 내게 끌렸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아이들이 읽는 걸 보고 놀랐다. 몇십만 중·고등학생이 읽을 줄 아무도 몰랐다. 우리가 간과한 건 아이들 수준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은 세상을 향해 큰 포부를 펼칠 준비가 돼 있다.”

- 일부 청소년들은 대학진학 시 반영자료로 쓰기 위해 봉사경력을 만드는데, 이렇게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지.

"봉사는 해보기 전엔 모른다. 10명이 가 5명이라도 기쁨을 느꼈다면 그 수확은 크다. 기분이 나쁠 때 거울을 보며 웃으면 마음이 상쾌해진다. 그건 기분이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기분이 좋은 거다. 봉사도 마찬가지다. 친구 따라 혹은 점수 때문에 갔더라도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이 누군가의 일생을 바꿀 수도 있다. 이런 게 중요하다.”

-좌우명이나 힘들 때 그것을 극복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면.

"갖고 있는 걸 몽땅 쓰자는 거다. 체력이건 재능이건 일을 할 땐 어떤 힘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힘이 남으면 너무 기분 나쁘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기질상 있는 걸 몽땅 쓰고 가는 사람이다. 또 힘들 땐 여기가 99도구나 생각한다. 99도와 100도는 1도 차이지만 질적으로 다르다. 한쪽은 물이 끓고 다른 쪽은 아니다. 그래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땐 생각한다. 한 번만 더 하면 100도인데, 물이 끓는데, 여기서 그만두는 건 너무 억울하다. 한 번만 더 해보자. 결과가 좋든 나쁘든 적어도 이렇게 해야 자신에게 떳떳하다. 새벽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모든 것은 끝이 있다.”

-한비야 단장과 함께하는 지도 밖 행군단 캠프는 무엇인가.

"캠프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청소년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7월 26~29일 경기도 김포학생야영장에서 첫 캠프가 열렸다. 프로그램은 인권과 평화, 지속가능한 환경 등에 관한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청소년들이 세계적 이슈를 직접 고민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

김율리 학생기자(명덕외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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