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개발지구 포함 요구-고양 행신동 성신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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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주택공사가 경기도고양시능곡.행신동 일대에 능곡택지개발지구 조성공사를 벌이면서 지구안에 있는 행신동346일대 6백30가구 한 마을을 지구에서 제외해 사업지구안에 섬처럼 고립된 주민 1천5백여명이 집단반발하고 있다.
행신동 주민들에 따르면 주공측은 88년12월 이 일대 36만9천평을 능곡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고 92년12월 건설부의 개발계획승인을 거쳐 지난해말 착공에 들어갔다.완공예정은 95년말. 그러나 주공측은 부지내에 위치한 행신동346일대 9천70평 부지의 성신마을 6백30가구를 개발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제외한 것.
성신마을은 76년4월 서울성산동 하천변 철거민들이 집단이주해가구당 30평의 땅을 마련해 조성한 곳으로 현재는 연립 1백10가구를 포함해 모두 6백30가구가 살고 있다.
도로에서 1.5㎞ 떨어진 마을까지 폭3m정도의 좁은 길로 연결돼 있는 성신마을은 들판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폭 1.5m정도의 비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낡은 슬라브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이 곳은 고양시에서 가장 낙후된 마을로 상수도마저 공급이 안돼 주민들은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으며,그나마 물이 부족해 1백20가구에서는 공동급수시설을 이용,하루에 오전.오후 각각 30분씩만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이처럼 물사정이 좋지 않아 연립주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래식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슬라브로된 건축물은 대부분 낡아 주변에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담장.벽등이 붕괴될 위험마저 안고 있다.
주민들은 이에따라 지난해4월 세입자를 뺀 전체 가구의 78%가 연명으로 건설부와 고양시등에 진정서를 제출,『재개발이 시급한 만큼 마을 전체를 택지지구로 편입시켜 함께 개발해줄 것』을요구했다.
주민들은 또 올해들어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마을 전화선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2일부터 마을 주변 일대에 대한공사장을 10여일째 막고『성신마을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모든공사를 중지하라』고 맞서고 있다.
주민 邊燦元씨(40.상업.고양시행신동346)는『주변이 모두 개발되는 판에 성신마을만 달동네로 그대로 남게되면 주변 주민들과 위화감과 소외감만 가중될 뿐』이라며『사업성만 추구하는 주공과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는 시측의 처사 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공측 관계자는 이에대해『88년 지구지정 당시 이 일대 주택가는 재개발을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구에서 제외한 것』이라며『고양시에서도 최근 성신마을을 택지지구내로 편입시켜줄 것을 요청하 고 있어 계획 변경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高陽=全益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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