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쉼] 대한해협 건너가 와인 한잔 마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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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이맘때 신문 경제면을 펼쳐보자. 일본 돈 100엔이 우리 돈으로 ‘910원밖에’ 안 한다며 난리다. 지금은 어떤가. 100엔이 약790원. 이만하면 꽤 써볼 만하다. 특히나 신난 이들은 와인 매니어. 그러잖아도 싼 일본의 와인 값이 우리나라의 50~60% 정도로 뚝 떨어졌다. 이뿐인가, 와인이 주는 즐거움의 8할은 맛난 음식과의 마리아주(조화). 유럽인도 고개 끄덕일 만한 유명 레스토랑에서 전 같으면 꿈도 못 꿀 가격에 정찬을 즐긴다. 생맥주 짜내듯 와인을 따라 ‘잔술’로 파는 와인바는 덤이다.

<도쿄>글·사진=이나리 기자

1.시그니처(Signature)
 도쿄 주오구에 있는 특급호텔 만다린 오리엔탈의 프렌치 레스토랑. 호텔 최상층부에 있어 전망이 기가 막히다. 도쿄 타워에 오른 기분이랄까. 창가 자리도 좋지만 비즈니스 접대거나 사랑하는 이와의 특별한 시간이라면 안쪽 방을 권하고 싶다. 모던하면서 화려한 인테리어가 일본 대표 호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방 한켠에는 주방과 직접 통하는 카운터가 있다. 조리장이 추천한 점심 코스 메뉴는 조갯살과 멍게를 넣은 차가운 크림수프, 아스파라거스·파르마산 치즈를 얹은 새우, 야채를 곁들인 양갈비 구이 등. 여기에 프랑스 상파뉴 지역의 샴페인 ‘파이퍼 에이드직’과 부르고뉴의 레드와인 ‘샤토 팔파스’를 곁들였다. 정통 프렌치라 하기엔 ‘살짝’ 동양적인 요리는 그러나 매우 정교하고 균형 잡혀있다. 점심 코스 메뉴 7500엔(세금 10% 별도). 03-3270-8800, www.mandarinoriental.com/tokyo

2.엘리오 로칸다 이탈리아나(Elio Locanda Italiana)
 도쿄 치요다구 코지마치에 있다. 조르조 아르마니가 일본을 찾을 때면 이곳에서 식사한다고 소문난 이탈리아 가정식 레스토랑. 식사 내내 떠들썩한 분위기가 사그러들지 않는 캐주얼한 분위기다. 더욱 돋보이는 건 단연 뛰어난 요리 솜씨. 면이 뽀르르 살아있는 스파게티, 우유와 치즈만 썼을 뿐인데 고급스럽기 그지없는 리소토, 바삭한 맛이 일품인 벤자리 구이 등이 저녁 코스 메뉴를 장식한다. 요리와 잘 어울리는 소아베 클라시코, 몬테풀치아노 등의 이탈리아 와인들도 적당한 값에 즐길 수 있다. 점잔을 빼기보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이탈리아 가정식을 배 두드리며 양껏 즐길 수 있는 집. 저녁 코스 메뉴 가격은 7100엔(세금 5% 별도)이다. 03-3239-6771.

3.비스티스(BISTY’S)
‘일본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새로운 개념의 와인 바. 독특한 장치를 이용해 와인을 잔에 조금씩 따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제법 큰 규모의 가게 전면과 양쪽 벽면 일부에 와인 다섯 병씩 들어가는 기계가 주욱 늘어서 있다. 카운터에서 충전한 전용 카드를 기계에 밀어넣으면 와인 한 잔을 마실 때마다 그에 해당하는 돈이 빠져나간다. 와인은 각각 각각 20㎖, 50㎖, 90㎖씩 따라 마실 수 있다. 종류에 따라 같은 20㎖라도 440엔에서 1200엔까지 값이 매우 다양하다. 프랑스 부르고뉴 산 레드와인을 다양하게 갖췄다. 가게 중앙부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어 잔술로 산 와인과 간단한 안주, 식사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와인숍도 같이 있어서 잔으로 맛을 보다 맘에 드는 게 있으면 바로 살 수 있다. 롯폰기 힐스와 요즘 도쿄 유행의 새 중심지로 떠오른 오모테산도 힐스에 하나씩 있다. 오모테산도 힐스 쪽 전화번호는 03-5786-7757. www.bistys.jp

TIP
요즘 여행사들이 내놓는 일본 관련 상품 중에는 관광보다 쇼핑·식도락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 적지 않다. 현대카드 프리비아 여행팀(travel.hyundaicard.com)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일본 와인투어 상품을 판매한다. 30대 커플이나 친구 사이를 위한 2박3일 상품, 40~50대 커플이나 가족을 위한 3박4일 상품(하코네 온천 포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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