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광장>의료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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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계은행에서는 최근 세계 1백50여개 국가의 주요 사회지표를발표했다.우리나라는 영광스럽게도 92년도 국가 총경제력 세계15위를 차지하여 경제 선진국의 문턱까지 도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국민 평균 수명은 60위를 넘고,보건의료관계주요지표도 80위 안팎으로 밀려나 있어 국민 보건.복지 수준에있어서는 아직도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국제화 바람이 열기를 뿜고 있고 국제 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논의되고 있는 요즈음 진정한 국가 경쟁력의 의미를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국가 경쟁력은 그 나라 상품의 질이나 가격으로만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비교한 국가의 총체적 역량을 나타내는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경제적인 것으로만 한정시키면 의료복지.환경.주택등 우리생활의 질과 관계되는 요소들은 경쟁력 강화의 장애물로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국민의 삶을 희생하는 국가 발전 전략은 이미 유효성을상실한 국가발전 모형이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국가경쟁력을 위한대전제인 국민적 역량의 결집을 이룰 수 없다.
삶의 질 향상이란 측면이외에도 의료분야 투자의 거대한 경제적잠재력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의료산업은 병의원 뿐만 아니라 화학.기계.전자.컴퓨터.생명공학등 첨단산업들을 광범위하게 포용하고 있다.
선진국은 국민의료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미 국가 총경제력의 10%이상을 투입하고 있다.의료분야 산업은 성장산업이요 21세기 가장 촉망받는 산업이 될 전망이다.
근래 의료제도 운영 전반에 관해 국민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는것은 의료제도운영 일선 당사자들의 능력에도 문제가 있으나 근원적으로는 국민의 기대감에 비해 의료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취약함에 원인이 있다.의료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극히 취약한 상태에서 대외 개방이 이루어지면 의료산업의 해외진출은 고사하고 엄청난 國富가 해외로 유출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국민 삶의질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또는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의료분야 육성 강화를 위한 범정부적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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