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망 확충 시급/용량달려 주문 밀리면 “마비” 일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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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 증권산업의 중추신경인 증권전산망의 확충이 시급하다.
삼성중공업이 상장된 28일,밀려드는 개장이후 시세판이 30여분간 불통되는 사태가 또 빚어졌다.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측은 삼성중공업의 상장기준가를 결정하기 위한 호가주문이 7백만주 이상 동시에 몰리는 바람에 순간적인 처리지연이 일어났다고 원인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주변에서는 전장 동시호가때 삼성중공업에 대한 호가주문은 1천1백75건에 불과했다며 이로 인해 다른 종목의 주문체결마저 30여분이상 지연될 정도라면 앞으로 기업공개·증자 등이 늘어날 경우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주장했다.
더우기 지난해 1월 데이콤의 상장때도 이와 유사한 장애가 발생했는데도 전장 개시시간의 연장마저 당일 아침에야 시장대리인들이 이를 요구하자 결정하는 주먹구구식 태도를 보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주식거래 주문을 처리하는 공동온라인 시스팀의 경우 현재 하루 최대 65만건 1억3천만주까지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으로 초당 1백40건의 주문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에비해 주문을 낼 수 있는 단말기는 지난 연말 현재 2천84대로 만약 이중 10%만 동시에 주문을 내도 「입력」이 「처리능력」을 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앞으로 시장규모가 늘어나고 양도차익 과세와 외국인투자한도 확대 등 전산처리 규모도 증가할 경우 이에대한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95년 하반기를 목표로 현재의 전산시스팀을 대체할 「시스팀 2000」이 가동될 예정이나 ▲하루 최대 주문처리 용량이 1백만건 규모에 그쳐 장기적인 수요증가에 맞지 않는데다 ▲기종선정도 2월까지 미뤄진 상태며 ▲원장 이관에 따른 비용부담 논란 등이 겹쳐 자칫 근시안적으로 계획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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