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日경제진단>下.무역.금융.고용 총체적 중병 신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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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日本 경제불황의 디플레 요인은 수입의 급증,금융제도의 불안정화,고용악화 등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어 통상적인 순환적 경기후퇴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금융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 우지 않는한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없다.
최근의 수입급증은 무역흑자의 증가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고 있다.지난해부터 전반적인 내수 부진속에서도 수입은 큰폭으로 증가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7~9월 수입은 92년 같은 기간에 비해 6.7%가 늘었으나 11월의 무역흑자액은 92년 같은달 수준에 머물렀다.
3년만에 처음으로 상승행진을 멈춘 것이다.올해에도 흑자의 축소기조는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수입증가는 내수부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특이하다.이것은 디플레 마인드가 정착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보다 싼 상품을 찾는 경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해외의 값싼 노동력이 생산한 상품을 선호하고 상표보다는 품질과 가격을 우선하는 소비자행태는일시적이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격혁명은 내수부진속에서 수입의 확대를 가져와 단기적으로 국내생산을 압박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중장기적으로도 디플레 압력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불황은 일반적으로 금융도산의 증대와 이로 인한 금융기관의 재정 약화를 가져온다.
80년대 후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은행융자가 급증한 결과현재 금융계는 불량채권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불량채권의 규모는 수십조엔에 달하고 있으며 자산총액에 대한 비율도 10% 이상인 은행이 적지 않다.
은행으로서 이러한 불량채권을 상쇄할 수 있는 업무이익과 주식매각이익도 크게 기대할 수 없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은행의재정악화와 불황으로 인한 낮은 주가가 서로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재정악화는 융자에 신중을 기하게 만들고 이로인해 저축이 투자자금으로 원활히 흐르지 못하게 됨에 따라 경제활동 전반이 정체할 가능성이 있다.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를 몰고올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헉은 절대적이다.
디플레 경제의 영향은 최종적으로 노동시장을 위축시키게 된다.
기업의 매출감소로 인해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되고 중장기적인 기대성장률의 저하 내지 국제경쟁력 면에서의 노동비용 삭감 압력으로 본격적인 고용조정이 불 가피하게 된다. 지난해 신문에 보도된 주요 기업들의 고용삭감 계획을 보면앞으로 3년안에 평균 12% 정도의 인원을 줄이는 것으로 돼있다.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보면 일본의 완전실업률은 현재 2%대에서 90년대 중반에 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
이같은 디플레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의 조정,고용비용의 삭감,무역흑자의 축소 등을 서둘러 달성해야 한다.조정이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요.공급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기업의 수지 악화는 가속화돼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다.
〈金祥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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