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낙동강 생태계 급속 파괴-악성 식물성플랑크톤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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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낙동강은 상수원문제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수질오염악화는 악성 식물성 플랑크톤 증가→부영영화→물고기감소→철새감소등의 악순환을 가져와 큰 문제가 되고 있다.낙동강유역의 생태계 먹이고리의 파괴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인제대 趙京濟교수(생물학과)연구팀이 지난해 6~10월 낙동강하류의 부영양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영양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식물성 플랑크톤 분량이 물금지역은 평균 52PPB,서낙동강은 1백30PPB를 나타냈다.
하수의 오염물질을 양분으로 먹고사는 식물성플랑크톤 수치가 20PPB에 이르면 부영양화됐음을 판정하는 기준임을 감안하면 물금.서낙동강등 낙동강하류지역은 이미 과영양화단계에 접어들었음을보여주고 있다.
이같이 악성 식물성 플랑크톤이 급증하자 낙동강유역에서 서식하던 조개류와 민물고기가 아예 사라지거나 격감하고 있다.
낙동강 하류지역에서 흔히 잡히던 재첩이나 민물뱀장어는 거의 찾아볼수 없게 됐으며 붕어.잉어.메기등 다른 민물고기도 최근 격감,어민들이 대량 전업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경남김해군 녹산어촌계어민들은 80년대말까지만 해도 하루 30~40㎏씩 붕어를 잡아왔는데 이제는 하루 3~4㎏도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金基柱 녹산어촌계장(40)은『그 흔하던 재첩.민물뱀장어는 이제 찾아볼수도 없고 다른 물고기들도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몇년내 물고기를 잡을수 없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낙동강수질이 악화되고 물고기가 줄어들자 작은 물고기들을 먹고사는 철새들도 낙동강하류지역에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부산 경성대 禹龍泰교수(조류학자)가 낙동강하류의 철새증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첩을 먹고 사는 흰쭉지.댕기흰쭉지 철새(잠수성오리)는 87년까지만해도 낙동강 하류지역에 2천~3천마리가 무리지어 날아왔으나 이제는 50~1백마리도 보기 어려워졌고 바다비오리는 하루종일 관찰해도 2~3마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이같은 현상은 낙동강중류지역인 대구.경북지역도 마찬가지.
낙동강 오염의 큰 원인을 제공하는 금호강의 경우 오염이 극심해지면서 80년대중반부터 물고기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금호강중류에 위치한 동촌유원지 일대에는 쓰레기몸살에다 금호강개발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콘크리트 직강공사로 수초가 거의 사라진 실정이다.
이에따라 수초에 붙어 기생하는 녹조류와 물벼룩등 물고기의 먹이가 사라져 어류 자체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금호강과 낙동강 합류지점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시커먼 물과 거품을 품은 공단폐수가 유입되면서 강바닥에 서식하던 수초들이 햇빛을 못받아 죽어가면서 물고기도 사라지고 있다. 경북대 생물교육학과에서 90년부터 3년여동안 조사한바에 따르면 금호강과 낙동강지역에 서식하던 한국특산종인 쉬리.참마자.
납자루.백조어.새꼬미꾸리.버들치.수수미꾸리.꺽지.돌마자.동자개.자가사리.동사리.줄납자루등은 이미 자취를 감춘 것 으로 나타났다.또 은어와 뱀장어는 70년대말까지만 해도 금호강유역까지 올라오곤 했으나 80년대부터 전혀 보이지 않으며,잉어.잔가시고기.피라미조차 없어진지 오래다.
경북대 사대 楊洪準교수(생물교육과)는 『지금 단계에서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으면 인간이 피부병에 시달리는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될 것』이라며『생태계파괴고리의 시작도 인간이요,마지막도 인간』이라고 충고했다.
[釜山.大邱=鄭容伯.金基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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