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30대,5명 살인극/“기한전 내쫓았다” 전 집주인 일가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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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30대 목수가 세들어 살던 집 일가족 4명과 이웃주민 등 5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19일 오후 1시50분쯤 조연씨(35·목수·서울 강동구 길동)가 10개월동안 세들어 살던 서울 강동구 길동 402의 13 신석균씨(40·상업)의 집에 과도 2개를 갖고 들어가 신씨와 신씨의 부인 김현숙씨(39)·장모(70)·아들 승준군(2) 등 4명의 가슴을 마구 찔러 숨지게 했다.
조씨는 출입문 계단에서 마주친 신씨를 먼저 살해한뒤 집안으로 들어가 거실에 있던 부인 김씨와 장모를 살해하고 뒤이어 안방에서 자고있던 승준군을 살해했다. 사건당시 신씨집에는 이들 외에 딸 경은양(4)이 있었으나 때마침 목욕탕 화장실 안에 있어 화를 면했다.
조씨는 범행후 신씨집 골목 맞은편 만물슈퍼안으로 숨어 들었다가 가게 안에 있던 주인 신복연씨(46·여)도 목을 찔러 살해한뒤 슈퍼 2층 복도에서 서성거리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조씨는 경찰에서 『신씨부부가 평소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고 구박하며 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내쫓았으며 「정신병자 주제에 여자와 사귄다」고 흉을 봐 죽이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평소 『누군가 귀에 보청장치를 해 소음에 시달리게 하고 멀티비전으로 행동을 감시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신병증세를 보여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그가 범행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어 국립정신병원에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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