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통 2통/어느쪽이 유리할까/6대그룹 눈치싸움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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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각각 자금부담·「지배」선정 어려움/포철 “「1통」에 비중둔다”/코오롱은 선경·포철 향배에 촉각
이동통신 사업자선정을 두고 벌어지던 선경·포철·코오롱 등 6개 대기업그룹간의 치열한 물밑경쟁이 마침내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국이동통신(1통)의 주식 경쟁입찰 공고가 10일 발표됨에 따라 마지막 남았던 변수가 없어졌고 이에따라 이들 기업들은 25일까지는 1통과 제2이동통신(2통)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2통이 1통보다 낫다.
2통은 전체자본금 2천억원중 30%선인 6백억원만 부담하면 지배주주가 될 수 있지만 1통은 대주주(지분 약 23% 이상)가 되기 위해 3천5백억원 정도를 써내야 하고 또 이를 3월말까지 완납해야 한다.
현재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든 선경,포철,코오롱,동양,쌍용,동부 등 6개사가 모두 2통에 맞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1통을 선택할 경우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회사·국내회사 등과의 이해관계 정리가 쉽지않다.
그러나 1통은 당장 돈을 높게 써내면 지배주주가 될 수 있지만 2통은 지배주주가 된다는 보장이 없고 전경련에 모여서 다른 회사들과 합종연형식의 숨막히는 협상을 벌여야하는 부담이 있다.
어쨌든 1통 및 2통에 대한 각 기업들의 전략은 최근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선경그룹은 1통에는 참여치 않을 것이며 대신 2통의 지배주주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포철은 명시적으로는 밝히지 않았으나 1통의 주식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화사들은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보류하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 이동통신 사업참여 배제설」에 시달려온 포철은 이번 입찰공고를 통해 기사회생한 경우다.
공기업의 의미를 정부주식이 51% 이상인 기업으로 한정함으로써 정부주식 20%인 포철의 입찰참여를 사실상 허용했기 때문이다.
포철 관계자는 이와관련,『현재 1통에 비중을 두고있는 것은 사실이고 일부에선 1통참여를 선언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미리 이를 밝힐 경우 전경련의 2통협상에서도 제외돼 우리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업체들의 권리를 대변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 보류중』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측은 현재 『경쟁회사들의 동향에 가변적으로 대응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으나 1통에 참여할 경우 포철의 막대한 자금력에 밀릴 가능성이 있어 2통에서 선경과 경쟁해 지배주주가 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은 선경 최 회장이 전경련 회장인 점을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나 선경에 비해 기술확보 등 2통의 준비상태가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데이콤의 주식확보로 데이콤의 제2주주가 된 동양측은 2통의 지분참여는 계속 추진하는 한편 통신사업 경력을 계속 쌓으면서 결국 데이콤의 제1주주가 되는 방안을 겨냥하고 있다.
쌍용·동부측은 2통의 협상과정에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통해 지분을 최대한 얻어내고 지배주주를 양보하는 대신 앞으로 전개될 공기업매각때 다소의 기득권을 인정받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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