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노사안정이 가장 중요”/김 대통령 송년 기자간담회<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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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각종 선거 묶어 실시하도록 노력/야당도 변할 때… 정계개편은 불원
김영삼대통령은 28일 낮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겸해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민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한해를 회고하고 새해 국정운영 구상 등을 밝혔다.
다음은 김 대통령의 일문일답 요지.
­새해 국정운영 구상은 무엇입니까.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무엇보다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성장률이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일본은 엔고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나라를 바꿔놓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노사화합으로 노사가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계의 노사관계가 달라지고 있으나 시장경제를 하고 있는 나라중 노사가 안정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규제 최대한 완화
­95년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변동이나 정계개편 등을 고려하고 있는지.
『정계개편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30대 기업인을 만났는데 기업인들에게 특별히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30대 기업인을 만나는 순서를 갖고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순서를 고려한 적이 없다. 다만 이건희 삼성회장이 새로운 출발을 해야겠다며 대단한 의욕을 보여 이 회장을 제일 먼저 만났으며 그 다음은 순서에 관계없이 30대 기업인들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이들에게 과거에는 정치자금을 냈지만 이제는 그런데 신경쓰지 말고 그 돈을 가지고 투자하고,기술개발하고,근로자 복지를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취임 1백일 회견에서 각종 선거를 묶어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야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제 엄청난 세계변화속에 야당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한점 의혹없이”
­신임 국방장관은 하나회 출신이고 차관은 군을 잘 모르는 인사라는 지적이 있는데 국방부 장·차관의 인사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병태 국방장관은 오래전부터 내가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장관이 하나회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취임하면서 보훈처장에 임명했습니다.
차관은 국방대학원 교수로 군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민간인이라도 군을 잘 알면 차관이 될 수 있습니다.
군수본부에 있는 몇사람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특히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나에게까지 비밀로 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일을 국방장관이 책임지고 철저하게 조사해서 국민에 한점 의혹도 없도록 하라고 엄하게 지시했습니다.』
­군수본부 무기사기사건과 관련,전임장관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그것은 묻지 말아 주십시오.』
­고속전철과 관련해 독일 ICE가 10% 가격할인을 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고속전철 기종은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통부 등 관계부처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정하면 대통령이 승인하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대통령이 이권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북핵 정보 정확”
­북한이 핵무기를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직전이라는 외신보도가 있었는데 북한의 핵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북한이 정권유지를 위해 핵개발에 강한 집념을 갖고 있으나 그것은 오판입니다.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현재까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충분한 정보교환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후계구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너무 성급한 질문입니다.』
­이번 내각개편을 볼때 내치는 주로 총리에게 맡기고 대통령은 국가경쟁력 제고와 외교안보 등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대통령이 하는 일과 총리가 하는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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