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네바 삭발 시위 張楨娃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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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어머니는 가발을 쓰라고 하시지만 삭발한 머리 이대로 다닐겁니다.제 머리를 한사람이라도 더 보고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그것을 보람으로 삼고 싶습니다.』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 GATT본부앞에서 불공정한 쌀개방압력에 반대하며 삭발을 한 14명의 농협 단위조합장들에 이어 사흘뒤 여성으로 또 삭발,세계언론의 주목을 끌었던 한국농민대표통역張楨娃씨(30.서울대불문과 대학원 박사과정).
그의 삭발을 농민대표들과 부모님 모두가 무척 말렸지만 사흘간기도한 끝에 농민들의 아픔에 동참한다는 마음의 표현으로 결정을내렸다고 한다.
張씨는 대학시절 학생운동과는 무관하게 지내며 공부만 열심히 한 덕에 캐나다 연방 정부장학금으로 캐나다 유학까지 마친 학구파.그래서 그를 아는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 많았다는것. 그는 지난 가을 캐나다 농업외교사절들의 통역을 맡았을 때농민단체대표들과 교분을 갖게 된 인연으로 이번 통역제안을 받고응낙했다.『제주도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아버지,캐나다 외교사절들과 돌아본 우리 농촌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명감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또 제네바에서 농민대표들의 선두에 서서 늘 함께다니면서 대표들의 진지함과 고뇌를 피부속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당면문제는「좋은 논문을 쓰고 졸업하는 것」이라는 그는 전국민에게「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고,농민들을 아껴달 라」는말을 꼭 전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제주도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張泰範씨의 2남1녀중 장녀.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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