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밥 내년 일본 수출-식품개발연구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맛좋은 우리쌀을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자.』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쌀이용연구센터가 쌀시장 개방에 따른 농가의 위기 극복을 위한 처방을 내놓았다.
우리 농민들도 이젠 생산량 증대에만 주력하지말고 부가가치가 높은 쌀가공식품의 개발에 눈을 돌려 이를 일본.미국시장에 수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사13명등 17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쌀연구센터는 86년부터 쌀가공식품 개발을 시작,2년간의 연구끝에 6월「무균포장밥」의 개발에 성공했으며 내년중에 시판키로 했다.
무균포장밥은 살균처리를 거친 쌀과 정수된 이온수를 재료로 세균의 접근이 원천봉쇄된「무공해 첨단밥」.
반도체공장과 같은 청정실에서 밥을 지어 포장처리한 것으로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3개월이상 유통이 가능하다.
종류도 흰밥.밤밥.찰밥.콩나물밥.김치볶음밥등 여섯가지로 다양한 편. 여기에는 방부제를 비롯한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않아언제든지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가정에서 지은 밥맛을 그대로 느낄수 있다는 것.
쌀연구센터는 업체선정과 공장건설이 끝나는 내년6월께 1인분 7백~8백원씩 국내시장에 내놓고「원산지」인 일본에「역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무균포장밥이 위생.편의성이 뛰어나 독신생활자.맞벌이부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 연구센터는 지난달 우리쌀로 만든 무균포장밥을 일본에 선보인 결과 일제보다 맛이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았다.
연구센터장 李賢裕박사(40)는『경기미등 우리 쌀맛이 뛰어난데다 인건비등을 고려하면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말했다. 쌀연구센터는 이와 함께 일본에서 시판중인 쌀된장 제조기술을 내년중에 개발,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쌀라면.즉석쌀죽.냉동볶음밥.쌀요구르트등 31종의 가공식품을 개발,특허를 출원했으며 쌀인삼스낵.즉석요구르트등은 이미시판을 시작했다.
또 숭늉.미숫가루.술.쌀과자등 전통식품은 미국의 교포시장 수출을 노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한 기술을 개발중이다.
李박사는『일본에서는 냉동밥.건조밥등 쌀가공식품의 소비량이 전체의 15%정도』라며『우리나라도 생활양식 변화와 소득향상에 따라 이들 제품이 곧 라면을 대신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李박사는 또『쌀시장 개방으로 우리농촌이 당분간 타격을 받겠지만 가공식품을 개발,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품질을 고급화하면 오히려 농가소득을 증대시킬수도 있다』고 말했다.
〈芮榮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