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오디오 DCC.MD 음반시장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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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82년 등장한 CD가 디지틀 오디오의 일반적인 포맷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가운데 차세대 디지틀 오디오의 자리를 어떤 포맷이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DCC(디지틀 오디오 카셋)와 MD(미니디스크)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CD가 이미 음반시장의 70%를 점하면서 LP를 완전히 대체하는 음악소스로 자리잡았음에도 새로운 디지틀 기기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재생 전용의 오디오라는데 있다.즉 녹음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또 기존의 카셋은 재생.녹음이모두 가능하지만 음질상으로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다.따라서 재생.녹음이 모두 가능한 디지틀 오디오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던 것.
필립스사가 92년 발표한 DCC는 기존의 오디오 카셋과 동일한 사이즈의 테이프를 사용해 디지틀 녹음.재생을 가능하게 한 것이 장점이다.또 기존의 카셋 테이프를 그대로 사용할수 있다는것도 이 기기의 우수성이라 할만하다.외부 진동에 강하다는 테이프 타입의 강점을 살려 앞으로 포터블 오디오 분야에서는 시장을잠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최근에는 일본의 테크닉스사가 이 DCC의 대중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국내에서도얼마전 삼성전자와 금성사에서 국 산 DCC1호기를 시판했다.
한편 소니에서 개발한 MD는 CD와 같은 광디스크 계열에 속한다. CD의 절반정도 사이즈 디스크에 디지틀 녹음.재생을 가능하게 한 기기다.CD와 똑같이 디스크 한장에 74분간 녹음.
재생이 가능한데다 듣고 싶은 곡을 바로 찾을수 있 는 랜덤 액서스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디스크 타입이라 외부진동에 약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포터블 오디오나 카 오디오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소니사는 이미 MD워크맨을 시판,시장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현재 소니와 테크닉스사는 이 차세대 디지틀 오디오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홍보전을 벌이고 있다.테크닉스사는 최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유럽 오디오 세미나」에서 DCC와 MD의 직접 비교를 통해 DCC의 우수성을 참석자 들에게 호소한 바 있다.테크닉스사 관계자들은『오디오의 미래가 광디스크쪽에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것이 일반화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세계적으로도 카셋에 대한 수요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만큼 DCC의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소니사도 이에 질세라 MD가 CD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채택함으로써 CD복사시에 MD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소니와 테크닉스사의 이러한 격전을 어느 평자는『마치 예전의 VHS와 베타간의 홈비디오 포맷전쟁을 보는듯하다』고 말한다.이 말에는 기술적으로 열세에 있었던 VHS가 결국 베타를 이겼던 것처럼 차세대 오디오가 반드시 기술적 우위성만으로 승부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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