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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환경의 현재와 미래-가격.품질 경쟁력 뒤져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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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60~70년대 수출드라이브정책으로 초고속성장을 거듭해온 수출이 최근 몇년새 급격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9~92년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年평균 6%로 경쟁국인 臺灣(7.7%),홍콩(17.3%),싱가포르(12.8%),中國(15.6%),日本(6.4%)등에 비해 크게 뒤졌다.또 주요 수출지역인 美國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88년 4.6%에서92년 3.1%로,日本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중 6.3%에서 5%로 각각 낮아졌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을 1백으로 잡을때 臺灣.홍콩등 경쟁국의 가격은 92,中國.泰國.인도네시아등 후발개도국의 가격은 77에 불과하다.
또 품질도 가격차이를 상쇄할 정도로 좋은 형편이 못된다.불량률은 日本.臺灣의 두배를 넘는 3~4%에 달하고 있어 상품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유상표의 수출비중은 국제적으로 꽤 알려진 가전제품이 31.4%에 이를뿐 섬유는 8.
6%,신발은 6.2%에 불과하다.
반면 선진국 제품은 우리나라 제품보다 값은 비싸지만 품질이 그만큼 앞서 있어 전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결국 우리나라는 저가공세를 펼치며 시장을 파고드는 후발개도국과 월등한 기술력으로 한걸음 앞서가는 선진국사이에 끼여 설 땅을 잃고 있는 것이다. 가격경쟁력이 약해진 원인으로는 우선 급격한 임금상승을들수 있다.89~92년중 명목임금 상승률과 생산성 증가율을 모두 감안한 勞賃單價 상승률을 보면 우리나라가 年8.2%로 臺灣(3.8%)의 2배,日本(2%)의 4배를 각각 넘고 있 다.또홍콩은 年1.6%,中國은 마이너스1.4%로 기업의 노임부담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가볍다.
무거운 금융비용도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貿協에 따르면지난해 기업의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6%에 달했는데 이는 日本.臺灣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회간접자본이 모자라 物流비용이 늘어난 것도 수출가격을 높이고 있다.지난 91년 기업의 매출액에 대한 물류비용의 비중은 16.9%(교통개발연구원 분석)로 美國의 8.1%,日本의 9%를 크게 웃돌고 있다.
물론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엔高는 日本과 경합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또 임금.금리.부동산값등 생산의3대 요소비용이 모두 안정세에 접어들어 경쟁력을 키울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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