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타」붕괴/국제유가 계속 내림세/OPEC회원국들 자금난으로 증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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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동산 두바이유 배럴당 14불10센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0월 원유 추정생산량이 쿼타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원유가격이 유럽·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월 원유가격 유지를 위해 OPEC 회원국들은 쿼타를 늘려 재조정했으나 최근 들어 일부 회원국들이 다시 쿼타 이상으로 증산을 감행하면서 회원국간에 불신도 커지고 있다.
OPEC의 증산 이외에 북해산 원유도 증산을 개시해 수급간 균형이 급속히 깨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더디어질 경우 원유가는 상당기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OPEC의 10월 생산량에 대해 최근 미국의 한 조사기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회원국간에 합의한 하루 산유량을 40만 배럴이나 초과한 2천4백9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도 10월 산유량이 쿼타보다 상당히 웃돌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에따라 미국 선물시장의 원유가격이 서부텍사스 중질유의 경우 단기선물 기준으로 1개월만에 베럴당 17달러선이 무너졌다.
동경 원유시장에서도 중국산 두바이원유 현물이 지난주보다 0.2달러 하락한 배럴당 14달러10센트를 기록,지난 10일 사이에 1달러 정도인 6.8%포인트가 떨어졌다.
이같이 쿼타가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OPEC 회원국들이 자국의 자금사정을 이유로 증산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 OPEC는 지난 9월 원유가 유지를 위해 각 회원국의 쿼타를 대폭 늘리는 쿼타조정을 실시,하루 생산 2천4백50만배럴로 확정했다.
그러나 지난 91년 발생했던 걸프전쟁의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OPEC 회원국들은 유일한 수입원인 원유판매를 통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에 쿼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OPEC 회원국들은 5백억달러를 다국적군에 지원했는데 이때의 부담으로 회원국의 올해 적자는 원래 계획이었던 1백31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5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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