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서두르는 대기업들-계열사.조직개편 본격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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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기업들이 대폭적이고 색다른 형태의 임원인사로부터 企調室축소,계열사재편에 이르기까지 경영혁신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국제경제환경에 대응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함께 기존의 경영타성에 젖어있는 인력.조직으로는 국제화,質의 경영,고객만족등 각 기업들이 내세우고 있는 경영혁신운동이성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비서실.企調室등에 대한 조직개편과 함께 매년 연초.연말에 있던 임원인사를 앞당겨 조직정비작업을 끝낸뒤 내년초부터 새로운 형태로 본격 출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三星그룹으로 올해초 李健熙회장이 주창한「質의 경영」원칙에 따라 그동안 두차례에 걸쳐 임원인사를 한데이어 큰폭의 연말정례인사를 다음달중으로 앞당겨 단행키로 했다.
三星그룹은 이와함께 지난달 23일 경영혁신운동에 최고경영진의참여를 확대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사장단으로 구성된 그룹운영위원회를 결성했다.또 그룹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맡던비서실을 경영혁신을 위한 효율적인 핵심기구로 전환시킬 목적으로11개팀을 8개팀으로 축소했다.
그룹차원의 이같은 조직개편은 다음달부터 각 계열사에도 파급돼방만한 조직의 축소,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지휘체제변경등 三星그룹전체가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大宇그룹의 경우도 그룹 전반에 걸쳐 업무를 관리,지도하기 위해 현재 인사.노사.금융.관리등 8개팀으로 나눠놓은 기획조정실의 기능을 자문기능위주로 조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大宇의 이같은 방침은 올들어 호응을 얻고 있는 고객 만족운동이 계열사별로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자율성을 좀더 보장하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가하면 鮮京그룹은 인사.재무관리등 5개부서에 1백20명으로 구성된 경영기획실을 대폭 개편,기능을 다소 축소할 전망이지만 계열사에 대한 조직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지난4년간 경영혁신운동인「슈펙스」를 집■추진했음에도 체 질자체가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고 판단, 이달중 부장급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어떤 형태로든 슈펙스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키로 했다.이를그동안의 사업실적보다 우위에 두어 12월중 인사에 반영한다는 원칙이다.
鮮京측의 이같은 방침은『앞으로는 그동안의 사업실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국제화를 이끌 능력이 없으면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崔鍾賢회장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한화그룹의 경우도 金昇淵회장 자신의 거취문제가 아직 해결되지않았지만 귀국후 창립기념식에서『국제경쟁을 갖추기 위해 그룹의 계열사를 업종별로 3~5개 기업군으로 나누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사상 최대일 것으로 보이는 임원인사는 조직개편안이 마무리되는 즉시 이뤄질 예정인데 평소 인사철인 1월초보다 앞당겨 12월중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또한 한일그룹은 지난달 이미인사.기획.재무.홍보팀으로 구성된 회장실을 폐지 했고 대신 모기업인 한일합섬에 기획실을 신설,일찌감치 내년도를 겨냥한 조직개편에 착수했다.우성그룹도 지난달26일 그룹조직을 고객지향 경영을 강화한다는 원칙아래 상위조직을 축소하고 하위조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한편 럭키금성그룹은 임원인사를 지난해보다 다소 앞당긴 12월초에 실시할 전망이지만 조직개편방향,인사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現代그룹은 지난해 정치바람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었던 임원들에대한 보상차원에서 승진인사를 주로 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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