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MTV 사춘기 청소년의 현실 솔직히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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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방송3社의 가을 개편이 있기 얼마전 컴퓨터 통신에 MBC-TV『사춘기』(목요일 저녁 7시10분)는 절대 폐지돼서는 안된다는 의견들이 쏟아진 적이 있다.
이번 개편에서 이 프로가 폐지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등학생.대학생들로 자신들이 지금까지 보아온 청소년 드라마중『사춘기』가 가장 재미있고 건전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중『사춘기』가 자신이 보는 유일한 TV프로라는 고3수험생도 있었다.
평소 TV를 전혀 보지 않았다는 수험생을 TV앞에 끌어들이는『사춘기』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사춘기』는 지금까지 방송된 청소년드라마들과 몇가지 점에서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여주고있다. 현재 방송중인 MBC-TV『우리들의 천국』,KBS-2TV『내일은 사랑』,SBS-TV『열정시대』등은 대학생활을 소재로하고 있지만 주 시청층은 청소년들이다.입시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대학생활은 특히 매력적인 소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대학생활은 자유분방하고 소비적인 면만 강조돼 청소년들에게 대학에 대한 그릇된 환상을 심어줄 우려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마디로 청소년들의 현실을 그리기보다는 환상을 보여주는데 몰두해 왔고,그것도 대학생들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은 지극히 저급한 환상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그러나『사춘기』는 청소년들이 체험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어른의 눈이 아닌 그들의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중학교 2학년인나(정준 扮)의 독백을 통해 드러내 보여주는 사춘기의 내면은 누구나가 그랬을 법하게 리얼하다.그러면서도 전 혀 거칠거나 튄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내면의 개방.이점이 바로 요란한 10대 쇼와 소비적인 청소년드라마들에서는 찾아볼수 없었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프로는 인기청춘스타를 동원해 만든눈요깃거리의 프로가 아니라 그들의 절실한 현실을 다루는 프로라는 점을 『사춘기』의 인기는 입증해주고 있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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