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 원동력은 무엇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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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해태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올시즌 해태는 공.수의 불균형속에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金應龍감독의 용병과 막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해태는 2승2패1무로 팽팽하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宣銅烈을 투입하는 초강수의 승부수를 던진 끝에 승리,여세를 몰아 정상에 올랐다.
金감독의 뚝심을 보여준 대목이다.
金감독은 시즌초반 혹시 상대팀이 해태의 약점을 파악,총력전으로 나올까봐 미리 겁주기 작전으로 에이스급 투수를 투입했다.
상대팀은 해태전에서 전력을 아껴 다른 팀과의 대결에서 힘을 쏟으라는 압력이었다.
때마침 라이벌인 빙그레의 내분과 롯데의 몰락으로 치열한 중위권싸움이 벌어졌다.각팀은 해태전에서 에이스 투입을 삼가고 중위권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다 물고 물리는 양상이 펼쳐졌다.
이로인해 해태는 손쉽게 승리를 낚는 경우가 많았다.金감독의 전술이 맞아 떨어져 4월22일 이후 줄곧 1위를 고수하게 된 것이다. 해태는 다승왕 趙啓顯을 비롯,선동열등 6명의 10승투수를 보유했으나 방망이(팀타율 0.251)는 중위권(8개팀중 4위)을 맴돌았다.
팀 타력의 주축인 金城漢.韓大化의 노쇠현상으로 타선의 흐름이끊기기 일쑤였다.그러나 이같은 공백은 대형신인 李鍾範의 등장으로 메워졌다.
李가 수비의 축이 되면서 해태 내야진은 물샐틈없는 철옹성을 구축했다.
또 李順喆.李昊星.이종범으로 이어지는 李씨 트리오의 빠른 발로 기동력의 야구가 살아나 공격이 어느정도 매끄럽게 이어졌고 약해진 장타력을 만회했다.
그러나 해태의 고민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선동열을 제외하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고 노장들의 쇠락현상이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시즌 해태의 약점이 노출된 이상 중위권팀들이 내년에는 더이상 피해가지 않고 정면대결을 불사할 전망이다.
따라서 金감독은 우승의 감격속에서도 걱정을 떨쳐버릴수 없는 것이다. 〈張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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